홍준표 의원의 복당 문제를 두고 국민의힘에서 벌어지는 거친 공방은 보기에도 딱하다. 갈등이 봉합되기는커녕 내홍이 더 격해지고 있다. 명색이 제1야당이자 수권 가능성 높은 정당이 이런 지엽적 문제를 갖고 장시간 소모전을 벌일 만큼 한가한 상황인지 의아할 지경이다.
홍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당선된 이후 1년 2개월간 국민의힘 밖을 맴돌다가 이달 10일 복당을 신청했다. 하지만 복당 반대론자들은 막말 이미지가 강한 그를 받아줄 경우 당의 중도층 외연 확장이 어려워지고 '도로 한국당' 이미지가 덧씌워져 정권 교체에 부담이 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당 대표와 대선 후보까지 지낸 사람이 지난 총선에서 탈당을 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 자체가 무책임하다는 논리도 편다.
하지만 홍 의원의 복당을 막는 명분으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어쩔 수 없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보수 성향 대구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은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해당(害黨) 행위로 보는 것도 무리다. 유승민, 원희룡, 황교안 등 당내 대권주자 대다수는 물론이고 국민의힘 지지층 65%도 복당을 찬성하고 있다. 보수 및 중도를 아우르는 용광로가 돼야 할 제1야당이 파렴치 행각을 벌인 것도 아닌 전 당 대표의 복당을 막는 것은 졸렬한 태도다.
갈등 양상도 그렇다. 생산적 토론으로 당이 쇄신했다는 소리를 들어도 모자랄 판인데 홍 의원 복당 문제를 놓고 신·구세대 정치인들이 말꼬리 잡기식 감정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국민들을 피곤케 한다. 국민의힘으로서는 홍 의원 복당 말고도 국민 마음을 얻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국민의힘이 예뻐서 국민들이 지난 보궐선거에서 압도적 표를 준 것도 아닌데 이러면 벌써부터 자만에 빠졌다는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홍 의원 문제를 조속히 매듭짓기 바란다. 홍 의원도 자신의 복당을 둘러싸고 왜 이런 소란이 벌어지는지 겸허히 성찰하고 필요하다면 대국민 사과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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