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낳은 수묵추상의 거장, 서세옥 작품들 서울 성북구가 안았다

입력 2021-05-12 17:29:30

서세옥 유족, 성북구청과 작품 기증 협약

한국 수묵 추상의 거장으로 세계적 반열에 오른 산정 서세옥의
한국 수묵 추상의 거장으로 세계적 반열에 오른 산정 서세옥의 '춤추는 사람들(1989)'. 서세옥의 유족은 이 작품을 포함한 2천298점과 그의 컬렉션 992점을 서울 성북구에 기증했다. 성북구 제공

지난해 11월 별세한 한국 수묵 추상의 거장 산정(山丁) 서세옥 화백의 작품들이 생전 작가가 터를 잡고 살았던 서울 성북구에 안겼다. 고인의 뜻에 따라 그가 남긴 작품과 컬렉션 3천290점이 성북구에 모두 기증되면서다.

서세옥의 유족과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12일 서울 성북구청에서 '고 서세옥 작품 및 컬렉션 기증을 위한 협약식'을 가졌다. 수묵의 점과 선으로 인물 형상을 표현한 대표작 '춤추는 사람들(1989)'을 비롯한 구상화 및 추상화 450점과 드로잉, 전각 등 2천298점에 달한다. 앞서 서세옥의 고향인 대구미술관과 국립현대미술관 등 에 기부한 190점을 제외하고 그가 남긴 거의 모든 작품을 총망라하는 셈이다.

아울러 겸재 정선과 추사 김정희, 소정 변관식 등 그가 생전 소장했던 작품 992점까지 서세옥 작품 세계의 뿌리까지 파악할 수 있는 방대한 규모다.

성북구는 서세옥의 작품 세계를 감상하고 연구할 미술관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서세옥의 작품세계를 탐구할 유일한 메카가 될 곳이자 지역 주민들의 예술향유와 발전을 이끌어낼 지역기반 미술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먼저 그의 기증작은 오는 11월 추모전을 통해 공개된다.

대구출신의 서세옥은 전통 한국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수묵 추상 작업으로 한국화단을 이끌었으며, 40여 년간 모교인 서울대 미대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성북동에서 60년 넘게 산 서세옥은 생전에도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공헌해왔다.

지난 2009년 개관한 지역 자치구 최초의 등록미술관인 성북구립미술관 건립을 추진했으며 명예관장도 맡은 바 있다. 아울러 그를 중심으로 모인 성북 거주 미술인들은 1978년 성북장학회를 결성, 작품을 판 기금으로 지난해까지 1천700여 명의 관내 저소득 청소년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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