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의 한 고등학교 중국어 수행 평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학부모 쪽은 친중 성향 문제에 대한 불쾌함을 표하고 있고 학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보이는 까닭이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에 위치한 A고등학교에선 최근 중국어 수행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시험에는 "덩샤오핑의 중국 개혁 개방의 성공 과정과 시진핑의 중국몽을 이루기 위한 정책을 서술하라"는 주제와 "비약적 발전을 한 중국과 견줘 북한과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서술하라"는 문제가 나왔다.
반드시 숙지해야 할 사항으로는 덩샤오핑의 경제개발을 위한 기본 이념과 핵심 이론, 중국식 사회주의에 대한 개념, 저항 세력의 설득 방법 등이 포함됐다. 시진핑의 중국몽, 환경 문제에 대한 대처 등도 숙지 사항이었다.
이에 대해 한 교육계 관계자는 "교육 과정에 중국의 의식주 등 문화 영역은 들어가지만 정치는 아니다"라며 "특히 우리나라가 나아갈 방향으로 중국의 정책 '일대일로'를 정답으로 유도하는 식의 문제가 고교 수행평가로 나오는 건 부적절하다"고 했다.
실제 다른 학교의 경우 A고등학교의 수행 평가와 사뭇 다른 형태의 문제가 출제되고 있었다. 경기 남양주시의 B고등학교 중국어 수행 평가의 경우 정치적인 부분이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았다.
B고등학교에서는 "신서유기를 보며 알게 된 도시 시안에 대해 설명하시오"와 "신서유기에 나온 명소 가운데 시안에서 가고 싶은 곳과 그 이유를 설명하시오", "식문화에 대해 알게 된 부분을 설명하고 한국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하시오", "새로 알게 된 중국의 길거리 음식을 적고, 먹고 싶은 음식과 그 이유를 적으시오"와 같이 문화 관련 문제가 출제됐다.
이에 대해 A고등학교 관계자는 "어학을 배우더라도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전반적인 게 다 들어가 있어야 한다. 어학을 배우면서 문학만 배우는 게 아니라 정치도 배우는 거다. 링컨의 명언을 배우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그런 걸 딴지 걸면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가 없다. 너무 예민한 것 같다. 중국을 미화한 적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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