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인사검증 실패 지적하자…또 "야당 탓"하는 文대통령

입력 2021-05-10 17:32:11 수정 2021-05-10 20:29:15

취임 4돌 작심 비판…정국 급랭
장관 후보 의혹 직접 반박하며 "흠결만 따진 무안주기식 청문회"
야당, 김부겸 청문보고서 거부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 4주년을 맞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대국민 특별연설을 하고 출입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2021.05.10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 4주년을 맞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대국민 특별연설을 하고 출입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2021.05.10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대해 "흠결만 따지는 청문회", "무안주기식 청문회"와 같은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일부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 검증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마저 야당 탓으로 돌리면서 정국이 급격하게 얼어붙고 있다.

이에 야당은 "인사청문회 결과와 관계없이 후보자를 임명하겠다는 것"이라며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하는 등 총공세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취임 4주년 특별연설과 출입기자 질의응답에서 작심한 듯 현행 인사청문회 제도를 비판했다.

먼저 문 대통령은 "야당에서 반대한다고 해서 검증이 실패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각종 의혹이 제기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 해양수산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등을 발탁한 배경을 일일이 설명하면서 "인사청문회는 능력 부분은 그냥 제쳐두고 오로지 흠결만 놓고 따지는 그런 청문회가 되고 있다. 무안주기식 청문회가 되고 있다. 이런 청문회로는 좋은 인재를 발탁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 3명을 향한 야권의 공세를 직접 반박하는 한편, 일부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방안에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것이다.

불똥은 김부겸 총리 후보자에게 튀었다. 애초 국회 총리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이날 김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위한 전체회의를 열기로 했다. 그런데 국민의힘이 문 대통령 발언을 문제삼으면서 회의 소집 자체가 무산됐다. 결국 김 후보자 청문경과보고서 채택도 불발됐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위원장으로서 이러한 형식적인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는 채택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부적격' 의견을 넣어 보고서를 채택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소속 특위 위원들이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공백 운운하며 총리 공석을 비난하던 국민의힘이 이제는 명백한 이유 없이 경과보고서 채택을 미루고 국정공백을 조장했다"며 "습관적인 발목잡기로 국민에게 실망을 줬다"고 야당을 비난했다.

민주당은 결국 이날 오후 김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심사경과 보고서 채택을 위한 인사청문특위를 단독 소집했다. 하지만 야당의 반발에 김 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의 법정시한 내 채택은 끝내 불발됐다.

정치권 관계자는 "우선은 정부에서 경과보고서 채택을 재요청하고, 청와대와 여당이 야당을 물밑에서 접촉할 것"이라면서도 "만약 여당이 문 대통령 발언을 '야당 패싱'으로 읽고 본회의를 열어 임명 표결을 강행한다면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 4주년을 맞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대국민 특별연설을 하고 출입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2021.05.10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취임 4주년을 맞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대국민 특별연설을 하고 출입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2021.05.10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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