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대구 테폴 의료용지 투기 의심건 발견"

입력 2021-05-10 11:36:42 수정 2021-05-11 10:42:34

'비의료인 분양' 수사 의뢰 조치
대출해준 농협銀서 혐의 찾아…합수본에 관련 금융거래 제공
LH·대경경자청 책임론 불가피

대구 테크노폴리스 의료시설용지가 비의료인에게 분양되면서 7년째 공터로 남아 있는 가운데 종합병원이나 응급실이 없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테크노폴리스 아파트단지에 이와 관련된 현수막이 붙고 릴레이 1인 시위가 이뤄지고 있다. 독자제공
대구 테크노폴리스 의료시설용지가 비의료인에게 분양되면서 7년째 공터로 남아 있는 가운데 종합병원이나 응급실이 없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테크노폴리스 아파트단지에 이와 관련된 현수막이 붙고 릴레이 1인 시위가 이뤄지고 있다. 독자제공

2014년 비의료인에게 분양돼 7년째 공터로 남아있는 대구 테크노폴리스 의료시설용지(1만5천853㎡)의 투기성 분양·매매(매일신문 2월 25일 13면)를 두고 금융감독원이 수사의뢰 등 후속 조치에 들어간다.

종합병원 및 응급실이 없어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이를 사전에 막지 못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에 대한 비판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부동산투기특별금융대응반은 NH농협은행 두류지점 현장 검사 및 점검에서 부동산 투기 의심 건을 발견해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에 수사 의뢰하는 등 후속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최근 밝혔다.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는 금감원으로부터 관련자의 금융거래 정보 등을 제공받아 관련 수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

NH농협은행 두류지점은 2018년 테크노폴리스 의료시설용지를 매수한 현 토지 소유주가 담보대출을 받은 곳이다. 금감원은 투기 혐의점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다만 등기사항증명서에 따르면 토지 공동소유주 A씨 앞으로 농협은행 두류지점은 2018년 8월 7일 100억8천만원, 같은달 14일 18억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등기사항증명서에 신고된 토지거래가액은 약 94억원이었던 데 비해 근저당권 설정금액이 더 높았던 셈이다.

대구경찰청도 주민 고발에 의해 관련 수사를 하고 있다. 테크노폴리스 주민들은 2014년 이 땅이 의료시설용지임에도 비의료인 12명이 LH로부터 해당 부지를 분양받았고, 현 토지 소유주 2명도 병원과 무관한 업종에 종사하는 점을 들어 문제 제기를 해 왔다. 일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들은 불법 행위 가능성을 제기하며 올 들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고, 현재 대구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주민들은 최근 대구국가산단 일대 3천가구에 달하는 임대주택 사업이 확정되는 등 인구유입이 가속화될 전망으로 사업이 조속하게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8~2020년 유가읍, 현풍읍, 구지면에서 응급환자로 인한 구급출동 및 병원이송 건수는 6천51회에 달한다.

테크노폴리스 주민 A씨는 "이 부지는 최근까지 3.3㎡당 700만원으로 인터넷부동산에 매물로 나와 있었다. 분양가보다 3배 이상 오른 가격으로, 거래 시 추산되는 차액만 247억원"이라며 "이래서야 설령 병원이 들어오더라도 제대로 운영이 될지 우려스럽다.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토지 소유주 B씨는 병원 설립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향후 설립 예정인 의료법인 관계자와 350병상 규모 병원 설립을 놓고 현재 구체적인 논의가 오가고 있다"며 "올 하반기까지 설계 완료 후 건축허가를 받으면 바로 착공해 2024년쯤 개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B씨의 주장 외에 병원 설립 움직임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테크노폴리스 지구단위계획을 관리하는 대경경자청 측은 "아직까지 병원 설립과 관련해 유의미한 협의가 이뤄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대구 테크노폴리스 의료시설용지가 비의료인에게 분양되면서 7년째 공터로 남아 있는 가운데 종합병원이나 응급실이 없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테크노폴리스 아파트단지에 이와 관련된 현수막이 붙고 릴레이 1인 시위가 이뤄지고 있다. 독자제공
대구 테크노폴리스 의료시설용지가 비의료인에게 분양되면서 7년째 공터로 남아 있는 가운데 종합병원이나 응급실이 없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테크노폴리스 아파트단지에 이와 관련된 현수막이 붙고 릴레이 1인 시위가 이뤄지고 있다. 독자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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