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유치전 '후끈'…부산·경남 이어 대구시, 유치경쟁에 뛰어들어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을 전시할 공간을 마련하라고 지시하면서 불붙은 각 시도 간 유치전이 과열양상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증된 미술품만 2만 3천여 점으로 감정가만 3조원대. 지역관광활성화는 물론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각 지자체는 앞다퉈 유치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이건희 회장의 출생지인 대구가 가장 적극적이다. 대구시는 7일 실무협의회를 열고 유치에 나선다. 시는 이날 (가칭)국립 '이건희 미술관' 대구유치추진위 구성 및 추진전략 논의를 위한 실무협의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유치활동에 들어간다. 앞으로 정부의 정책 방향을 예의주시하며 탄력적으로 대처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과의 인연, 접근성, 근대미술의 저력 등 모든 면에서 대구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었다는 것이 시의 판단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1938년 고(故)이병철 회장은 대구에서 삼성상회를 창업했고, 4년 뒤 고(故)이건희 회장이 대구에서 태어났다. 또한 대구는 서울평양과 더불어 한국 근대미술의 3대 거점으로 기능해왔다. 만약 이건희 컬렉션이 한곳에 모여 국민들께 선보인다면 그 장소는 당연히 대구여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근대미술의 기반을 다져온 대구의 문화적 저력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아오는 대한민국 문화명소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병구 전 대구미술협회장은 "대구는 일찍부터 대한민국 근대미술의 메카였다. 1920년대 일제강점기라는 암울한 시대 상황 속에도 대구에서는 이상정, 이여성, 박명조, 서동진 등의 선각자들이 중심이 돼 서양화 붐을 일으키며 한국 근대미술의 새 지평을 열었으며, 이후 지역 출신의 이쾌대, 이인성, 김용준 등 걸출한 인물들이 한국화단을 개척해 나갔다. 근대 미술의 발상지로서의 품격을 유지‧발전시키고 있는 대구에 국립 '이건희 미술관'을 세움으로써 전 국민이 고르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일에는 부산이 유치선언을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이건희 미술관, 부산에 오면 빛나는 명소가 된다. 대한민국 문화 발전을 위한 고인의 유지를 살리려면 수도권이 아닌 남부권에 짓는 것이 온당하다"고 했다.
또 "부산은 국제관광도시로 지정돼 있고 북항 등 새로운 문화 메카 지역에 세계적인 미술관을 유치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유족 의견을 중시해 공간특성, 건축, 전시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미술관을 만들겠다."라고 했다.
수원시도 삼성과의 인연을 앞세워 미술관 유치에 적극적이다. 수원시에는 삼성전자 본사와 이 회장의 묘소가 있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수원 갑) 의원은 최근 수원시에 이건희 미술관 유치에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 밖에 이건희 컬렉션을 기증받은 광주시, 대전시 등도 미술관 유치를 검토하고 있다.
삼성관계자는 "기증받은 미술품을 잘 관리하고 보전하는 것이 이 회장의 뜻을 가장 잘 살리는 길이다. 유치 경쟁은 지역 간 갈등으로 번질 수 있는 만큼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해 결정해야 한다는 생각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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