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의 환경자원화시설(생활폐기물 매립장)에서 지난해 11월 이후 두 번이나 불이 나 인근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올해 1월 안동과 포항에서도 생활폐기물 매립장 화재가 발생했다. 문제는 이 같은 일들이 전국에서 상시적으로 벌어지고 있으며 향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다. 국민들의 쓰레기 배출량이 과다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일회용 쓰레기 증가세가 걷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경북에서 2011년 이후 폐기물 관련 시설에서 발생한 화재 건수는 모두 62건이다. 연평균 증가율이 38.4%나 된다. 원인별로는 자연 발화가 13건, 원인 미상이 14건인데 원인 미상 화재 중 상당수는 자연 발화일 가능성이 높다. 생활폐기물 매립장에서는 쓰레기 더미의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서 생긴 열 축적 현상으로 자연 발화가 일어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자연 발화를 막으려면 폐기물 더미를 한 공간에 대량으로 적재하는 것을 피해야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전국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의 양이 처리(매립 또는 소각) 용량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구미 생활폐기물 매립장만 보더라도 하루 230t의 생활쓰레기가 유입되는데 이 가운데 30t은 처리되지 못한 채 야적된다. 구미시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소각 시설을 추가로 짓겠다고 했지만 예산 및 공사 기간 문제로 향후 5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우리 국민들의 단위 면적당 쓰레기 배출량은 미국의 7배, 독일의 14배나 된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안 그래도 쓰레기 배출량이 많은데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 소비와 음식 배달 등으로 일회용 물품 사용량은 더 늘어나고 있다. 플라스틱 환경오염물질이라 할 수 있는 마스크만 해도 국내에서 하루 1천만~2천만 개씩 버려진다. 이대로라면 코로나19 종식 이후 우리나라에 플라스틱 팬데믹이 닥칠 수밖에 없다. 쓰레기 배출 감소만이 근본적 해법이다. 정부는 강력한 쓰레기 감소 정책을 펴고 국민도 일회용 쓰레기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