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장난감 통째로 버리면 재활용 안 돼요"

입력 2021-05-04 17:54:41 수정 2021-05-04 21:49:05

고무·종이·유리·나사·모터…분해하면 최소 11가지 부품
"새 것 자꾸 사기보단 재조립을"…소비자·생산자 인식 바꿔나가야

4일 대구 북구 더쓸모협동조합에서 활동가들이 버려진 다양한 장난감들을 재활용하기 위해 장난감을 분해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4일 대구 북구 더쓸모협동조합에서 활동가들이 버려진 다양한 장난감들을 재활용하기 위해 장난감을 분해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버려지는 장난감을 재조립해 새 장난감으로 만드는 등 장난감 폐기물을 줄이는 활동에 지역 상점이 나서고 있다.

4일 환경단체 사단법인 트루(TRU)에 따르면 지난해 5~12월 장난감 제조업체에서 이 단체에 기부한 리퍼브(반품이나 전시상품, 약간 흠이 있는 상품 등)와 장기 재고 장난감은 약 27.5t에 이른다. 가정에서 쓴 뒤 기부한 장난감도 약 0.79t에 달했다.

장난감은 유행에 민감한데다 아이가 자라면서 버려지다보니 사용기간이 비교적 짧다. 버려지는 장난감은 대부분 단일재질이 아니라 복합 플라스틱이어서 폐기물로 처리된다. 복합 플라스틱은 분리배출해도 재활용이 안돼 주로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쓰레기 줄이기에 나선 '더쓸모협동조합'은 버려진 장난감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헌 장난감을 기부받아 새 장난감으로 바꾸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을 진행한다. 장난감 본체를 일일이 분리해 다시 재활용 과정을 거친다.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을 상자째 가져오는 주민들도 있다.

권영해 더쓸모협동조합 이사는 "장난감을 분해하면 고무, 철, 종이, 유리, 나사, 모터 등 최소 11가지 종류의 부품이 나온다"며 "장난감 본체도 재활용이 어려운 복합재질로 만들어지지만, 소비자들은 장난감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해 플라스틱으로 분리수거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했다.

이들은 주부나 학생 등을 대상으로 새 장난감 제작 교육을 진행한다. 장난감을 분해해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을 모아 새로운 장난감을 만드는 데 쓴다.

지난해 8월 교육에 참여한 주부 박모(52) 씨는 "장난감을 물려 쓰기도 하고 나눠 쓰기도 하지만 그 안에 수십 가지 부속품이 있다는 건 분해하면서 처음 알았다"며 "장난감은 흔히 완성된 형태로 판매되니 한번 쓰면 버려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부품을 분해해 재조립하니 장난감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양민경 더쓸모협동조합 대표는 "장난감을 버린 뒤엔 막연히 어디선가 재활용된다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연간 버려지는 플라스틱 장난감은 수천 t에 달한다"며 "버려지는 장난감에 대한 인식을 꾸준히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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