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송영길 민주당 신임 대표, 상식 있는 정당으로 재건하라

입력 2021-05-04 05:00:00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신임 대표가 당무를 시작했다. 3일 현충원 참배에서 송 대표는 "아들이 '유니폼(전투복) 입고 돌아가신 분들에게 민주당이 너무 소홀히 한다. 세월호 행사는 그렇게 (잘 참석)하면서…'라더라"고 말했다. 송 대표의 말은 국민 갈라치기와 분노를 동력으로 삼아온 민주당의 태도를 돌아보겠다는 뜻일 거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처럼 국민 갈라치기와 남 탓, 내로남불, 분노 유발에 올인한 정치 세력은 건국 이래 없었다. 문 정부와 여당은 전 정권, 전전 정권 인사들의 과거를 이 잡듯이 뒤졌다. 정의 구현으로 포장했지만 분풀이와 지지층 결집을 위한 사냥에 가까웠다. 당리당략을 위해 일본군 위안부 합의 불인정, 반일몰이 등 법률과 국가 간 합의를 아무 대책도 없이 무시하며 국익에 손해를 끼쳤다. 4대강 보 해체 주장이나 성급한 탈원전 추진, 태양광 과속에서도 경제성이나 효과는 뒷전이었다. 지지층의 '분노를 자극'하거나 '감성 만족'을 위해 국부를 손실한 것이다.

세월호도 마찬가지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7년간 진상 규명을 위해 8차례 수사·조사를 진행했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유족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진상 규명이 좀 더 속 시원하게 잘 안 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다시 특검을 임명했다. 9번째 수사다. 극렬 지지층은 '고의 침몰설'을 퍼뜨리고, 정부·여당은 조사를 거듭한다. '고의 침몰'이라는 가상의 범죄를 상정하고, 파헤치는 식이다. 그러면서 누구는 돈을 벌고, 누구는 금배지를 달았다. 이러니 국민적 불행까지도 이용한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것이다.

정부·여당은 갈라치기, 남 탓, 반일 프레임, 분노 자극으로 한세월 잘 해 먹었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제는 실체를 안다. 리얼미터가 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 지지율은 33.0%, 부정 평가는 62.6%로 집계됐다. 민주당 지지율은 27.8%로 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였다. 송영길 대표가 구태를 털어내고 민주당을 상식 있는 정당으로 만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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