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닥다닥 앉아 'NO 마스크' 성경 읽기도…대구 일부 교회 '이러다 또…'

입력 2021-05-02 17:57:44 수정 2021-05-03 15:43:32

허술해진 방역…좌석 수 30% 이내 규정 안 지켜
좌석 수 30%로 인원 제한하지만…앞좌석 인원 몰려 거리두기 어려워
교리모임 등 소모임 조심스럽지만…신도들 간 친목 모임 막기 어렵다는 지적도

지난해 대구 범어교회에서 있은 대구 기독교계 부활절 연합 예배 모습.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대구기독교총연합회 제공
지난해 대구 범어교회에서 있은 대구 기독교계 부활절 연합 예배 모습. 자료사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대구기독교총연합회 제공

2일 오전 9시쯤 대구 동구 율하동 한 교회. 예배당 안은 주일 예배를 하러 온 신도들로 가득 찼다. 의자에는 '좌석 간 거리두기'를 안내하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지만, 일부 신도들은 이를 지키지 않고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마스크를 코 밑으로 내리고 큰소리로 성경 구절을 따라 읽는 이들도 있었다.

대구 중구 대구서문교회 관련 코로나19 집단감염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주말 대구 일부 교회의 예배 현장 곳곳에선 방역관리의 허술함을 드러냈다.

특히 대면 예배에 참여하려는 신도들이 부쩍 늘면서 거리두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현행 방역지침은 예배당 안의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좌석 수의 30% 이내로 인원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애초 취지와는 달리 신도들이 몰려 앉기도 했다. 교회 예배당에는 교단과 가까운 앞좌석은 신도들이 다닥다닥 붙어 앉는 반면 뒷좌석은 텅텅 비어 있었다.

대구 달서구 한 교회의 예배당은 전체 좌석 수의 30%가 모두 찼지만, 뒤늦게 참석한 신도들도 제지없이 예배당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 교회 관계자는 "올초에는 신도들이 몰리지 않도록 예약을 받았지만 지금은 따로 예약을 받지 않고 있다"며 "늦게 온 신도들을 되돌려보낼 수도 없어 좌석이 차더라도 들여보내고 있다"고 했다.

예배가 진행되는 도중 찬송가를 부르다가 마스크를 내리고 물을 마시는 신도들의 모습도 보였다. 교인들은 무대 위 성가대의 노랫소리에 맞춰 큰 소리로 노래를 따라불렀다. 목사를 비롯한 교역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한 마이크를 돌려쓰며 설교를 하기도 했다.

정규예배를 마친 사람들은 식사나 교리모임 등 소모임은 조심스러워했다. 대구 서구 한 교회 관계자는 "지난달까지 청년부 교리 모임을 진행하고 있었으나 주민신고가 들어와 모임을 잠정적으로 중단한 상태"라며 "새가족 모임이나 성경공부 모임 등을 모두 중단하고 정규 예배가 끝난 뒤에는 바로 귀가하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교회에서 소모임을 금지하더라도 가정에서 이뤄지는 예배까지 일일이 막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교회 관계자는 "현재 교회에서는 구역 예배 등 정규 예배 외 모든 예배를 금지하고 있으나, 신도 개인들끼리 모임까지 단속하기는 어렵다"며 "신도들끼리는 친목을 다지는 경우도 많아 모임을 갖지 않도록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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