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와 대구시 공무원 사이에는 아직도 경쟁 심리가 남아 있다. 대구시가 경상북도에서 분리(1981년 7월 1일)된 지가 만 40년을 앞두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할 수도 있지만, 대구·경북은 통합을 외치면서도 부단히 경쟁해 왔다. 의욕에 넘쳐 추진했지만, 흐지부지되는 느낌인 대구·경북 행정통합도 마찬가지다. 역대로 자치단체장들도 형님, 동생 사이를 강조하며 화합을 외쳤으나 조금만 이해관계가 물리면 엇박자를 냈다.
지난달 25일 취임한 이묵 경상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최근 대구시체육회를 다녀오면서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대구체육공원 일대에 잘 조성된 대구시체육회관 등 체육 시설을 보고 자존심이 상했기 때문이다. 그는 대구시 체육 인프라가 매우 훌륭해 부러웠다고 했다.
직·간접적인 행정을 하는 시·도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경상북도의 체육 인프라는 대구시보다 매우 열악하다. 경북도가 보유한 체육 시설은 단 하나도 없다. 체육회관도 없어 40년째 전세살이를 하고 있다.
그래도 경북 체육인들은 체육 위상은 대구에 앞서 있다고 자부심을 가져왔다. 경북이 내세우는 위상의 두 축은 전국체육대회 성적과 대한체육회 집행부 인맥이다. 전국체전에서 경북은 2000년대 들어 줄곧 상위권에 포진, 중하위권의 대구를 압도했으니 인정할 만하다.
대한체육회에서도 경북 출신은 대접을 받았다. 고인이 된 박상하, 최억만 전 상임부회장이 대한체육회 부회장과 이사로 오랜 기간 활동했고 전윤수 전 부회장도 대한체육회 이사를 맡았다. 이재근 전 사무처장은 시·도체육회 사무처장협의회 회장과 진천선수촌 촌장을 역임했다.
하지만 지난 9일 구성된 제41대 대한체육회 집행부에서 경북 체육인들이 가졌던 자리를 대구 체육인들이 고스란히 차지했다. 박영기 대구시체육회장이 부회장, 이정순 대구 중구체육회장이 이사로 각각 선임된 것이다. 신재득 대구시체육회 사무처장은 시·도체육회 사무처장협의회 현 회장이다.
이를 탄식하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대한체육회 새 집행부에 경남과 충북 회장도 포함됐는데, 경북 회장은 뭘 하고 있느냐고. 내년 3월 22일이면 경북체육회는 자칭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할 일이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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