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린 사람 일부러 재감염'…영국 옥스퍼드대 코로나 연구 논란

입력 2021-04-19 16:28:25

바이러스 노출한 뒤 추적 조사…새 치료법·백신 개발에 도움 기대
일각선 윤리적 문제 지적…적절한 치료제 없는 상황서 위험도 커

19일(현지시간) 첫 비행기 편으로 호주 시드니에서 날아온 한 여성과 아이가 뉴질랜드 웰링턴 국제공항에 마중 나온 가족과 껴안으려 하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전날 오후 11시 59분부터 상대국으로부터 오는 방문자에 대해 의무 격리 없이 입국을 허용하는
19일(현지시간) 첫 비행기 편으로 호주 시드니에서 날아온 한 여성과 아이가 뉴질랜드 웰링턴 국제공항에 마중 나온 가족과 껴안으려 하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전날 오후 11시 59분부터 상대국으로부터 오는 방문자에 대해 의무 격리 없이 입국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을 가동했다. 연합뉴스

영국 연구진이 이미 코로나19에 걸렸다 회복한 사람을 일부러 재감염시키는 방식의 연구를 진행, 논란이 일고 있다. 이를 통해 인간 면역반응의 한계와 재감염 뒤 바이러스 영향 등을 분석할 계획이지만 의료 윤리적 측면에서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옥스퍼드대가 런던의 보건의료 자선단체 '웰컴 트러스트' 지원을 받아 18∼30세 최대 64명을 대상으로 이르면 다음달 이런 실험을 한다고 보도했다. 자원자들은 격리와 약 1년간의 추적관찰 기간 5천 파운드(약 770만원)를 지급받는다.

연구진은 코로나19에 감염돼 이미 항체가 형성된 자원자들을 병원에 격리한 뒤 코를 통해 바이러스를 투여, 재감염시킨 뒤 면역반응을 기록할 예정이다. 백신은 사용되지 않는다.

연구진은 이 실험이 새로운 치료법이나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백신 전문가인 옥스퍼드대 헬렌 맥셰인 교수는 "어떤 사람이 감염되지 않는다면 노출이 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아니면 면역력이 있기 때문인지를 우리는 아직 모른다"며 이번 연구가 해답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건강한 사람을 바이러스에 일부러 감염시키는 연구를 하는 곳은 영국이 유일하다. 영국에선 이미 지난 3월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진을 주축으로 자원자에게 고의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투입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진은 백신이 어떻게 증상과 감염을 막는지, 또 인체 면역체계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옥스퍼드대 연구를 지지하는 이들은 정확히 통제된 연구의 정확성을 대체할 만한 대안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미 장티푸스와 말라리아, 결핵 등에 대한 백신 개발 과정에서도 이러한 방식이 수십 년간 사용됐다는 것이다. 18세기 영국 의사 에드워드 제너는 성인과 어린이에게 우두를 앓은 사람에서 채취한 병변을 접종, 현대 백신의 기초가 된 우두 접종법을 발견했다.

반면 비판론자들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된 상황에서 연구를 목적으로 한 위험감수가 정당화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특히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속속 등장하는 상황에서 기존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한 시험이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후유증에 대한 치료제가 부족한 상황에서의 시험은 위험하다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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