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울건설소 직원, 울진아동센터에 9년째 재능기부

입력 2021-04-18 14:50:36 수정 2021-04-19 19:11:08

이재훈·김인섭 주임 수학 담당교사…직원들 정기적 물품 후원으로 도움

아이들과 함께 활짝 웃고 있는 신한울건설소 이재훈, 김인섭 주임. 한울본부 제공
아이들과 함께 활짝 웃고 있는 신한울건설소 이재훈, 김인섭 주임. 한울본부 제공

하하호호 작은 교실을 넘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그러다 어느새 수업에 집중하는 얼굴들이 사뭇 진지하다.

경북 울진군 울진지역아동센터 방과후교실의 풍경이다. 학교를 마치고 온 학생들이 시간을 보내며 공부하는 모습이 겉보기엔 다른 아동센터와 다를 바 없다.

그러나 금세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조금 특별해서다. 똑같은 감색 점퍼를 입고 있는데 가슴팍엔 이름표까지 달려 있다. 이곳 선생님은 '근무복 '입고 출·퇴근하는 직장인이다.

한울원자력본부 신한울건설소 이재훈(32),김인섭(29) 주임이 주인공이다.

이들이 근무 중인 신한울건설소는 지난 2013년 10월부터 울진지역아동센터와 인연을 맺고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지도교사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아동센터를 돕기 위해서다.

벌써 9년째를 맞았다. 오랜 세월 함께한 만큼 아이들에게 쏟는 애정이 남다르다.

수업은 매년 반기마다 3개월씩 주 2회에 걸쳐 진행된다. 과목은 영어와 수학. 이공계열을 전공한 이재훈, 김인섭 주임은 수학 담당이다. 가장 중요한 과목이면서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이기도 해서 책임이 막중하다.

이 주임은 "학교 수업에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저희 수업의 목표"라며 "기초적인 중등 과정이지만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해서인지 잘 따라와 줘 고마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수업 뿐 아니라 수학 선생님에서 든든한 맏형으로 변신한다. 진로나 교우관계 등 고민을 털어놓을 때면 자기 일처럼 들어주고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할 때는 따끔한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신한울건설소 이재훈(오른쪽), 김인섭 주임. 한울본부 제공
신한울건설소 이재훈(오른쪽), 김인섭 주임. 한울본부 제공

김 주임은 "수업이 중요하긴 하지만 전부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앞으로 어엿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해주고 싶다"고 했다.

아이들도 이제는 먼저 다가와서 안부를 물을 정도로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다.

A군은 "선생님들이 문제 몇 개만 더 풀자고 할 때면 그렇게 미울수가 없지만 그래도 재밌게 가르쳐주시고 말도 잘 통해서 정말 좋다"고 말했다.

신한울건설소 직원들도 정기적으로 운영에 필요한 물품을 지원해 아동센터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이재훈, 김인섭 주임은 "앞으로도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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