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코인베이스 美 나스닥 상장…가상화폐 지위 변할까?

입력 2021-04-15 15:46:39 수정 2021-04-15 21:17:39

전문가들 "가상화폐 제도권 진입" vs 이주열 "여전히 제약 많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연합뉴스

미국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증시에 상장하면서 가상화폐(암호화폐)가 제도권에 진입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자산시장 내 가상화폐의 위치는 더욱 견고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지만 정부나 중앙은행이 거래 내역을 관리하지 않고 가치나 지급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여전히 제약이 많다

◆"가상화폐 위치 견고해질 것"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현지시간) 나스닥에 직상장한 코인베이스는 준거 가격 250달러 대비 31.3% 오른 328.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시총은 857억8천만달러(약 95조7천억원)에 이른다. 2018년 자금 유치 당시 80억달러로 평가받은 기업가치가 3년 만에 10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2012년 설립된 코인베이스는 50개 가상화폐를 취급하는 대규모 거래소로 100여개국 5천600만명의 고객이 이용 중이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화폐 투자 광풍에 힘입어 코인베이스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코인베이스의 올해 1분기 잠정 매출은 18억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844% 늘었다. 작년 한 해 매출(13억달러)을 이미 넘어섰다. 1분기 순이익은 7억3천만달러로 작년 1분기 대비 2천182% 증가했다.

코인베이스의 상장을 가상화폐 시장이 제도권으로 진출하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일각에서 나온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시장의 제도권 진입을 알렸다"며 "탈중앙화, 속도, 저비용, 결제 안전성, 추적 가능성 등의 장점에 힘입어 향후 자산시장 내 가상화폐의 위치는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미 페이팔, 스퀘어, 테슬라, 스타벅스 등 미국 업체들이 가상화폐 결제 기능을 탑재하고 제도권 운용사들이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준비하는 등 기관 투자자들의 시장 진입도 가속화하고 있다.

◆"암호화폐 제약 많다"

그러나 중앙정부나 중앙은행의 시각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암호화폐(암호자산)가 지급 수단으로 사용되는 데는 제약이 아주 많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연 인터넷 생중계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 총재는 우선 "암호화폐에 대한 기존 입장이 바뀌지 않았다"고 단언했다. 그는 앞서 가상화폐는 내재 가치가 없다는 생각을 피력했다.

이 총재는 "내재 가치가 없고, 지급 수단으로 쓰이는 데 제약이 크다는 건은 팩트(사실)"라며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최근 발언을 보면 비슷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암호자산은 사실상 가치의 적정 수준을, 적정 가격을 산정하기가 대단히 어렵고 가격의 변동성이 매우 크다"며 "그렇기 때문에 암호자산 투자가 과도해지면 투자자에 대한 대출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있고,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크다"고 강조했다.

※가상화폐(암호화폐)=지폐·동전 등의 실물이 없고 온라인에서 거래되는 화폐를 말한다. 해외에서는 초반 눈에 보이지 않고 컴퓨터상에 표현되는 화폐라고 해서 '디지털 화폐(Digital Currency)' 또는 '가상화폐' 등으로 부린다. 최근에는 암호화 기술을 사용하는 화폐라는 의미로 '암호화폐'라고도 한다. 정부나 중앙은행에서 거래 내역을 관리하지 않고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유통되기 때문에 정부가 가치나 지급을 보장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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