뚫리고 찢긴 10cm 두께의 하얀 캔버스에 미니어처로 만든 검은 창문이 함께 있다. 이 검은 창문은 작가가 만든 미니어처로, 찢긴 구멍을 통해 창문을 들여다보면 검게 칠한 공간이 보인다.
작가는 이 검은 색칠에 대해 "표면의 무의미한 공간을 지나 그 너머의 어두운 침묵 속 상상의 공간에서 표면에서 생략된 진실의 세계를 유추하거나 상상해보는 사색적인 미적 세계를 탐색해보라"고 권한다.
이는 감상자가 수동태를 벗어나 능동적 자세로 그림을 대하라는 뜻이다.
대구 을 갤러리는 김을 개인전 '춘래화개'(春來畵開·봄이 왔으니 그림이 피어난다)전을 오픈했다.
이번 개인전에서 김을은 회화 12점, 드로잉 5점, 오브제 3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 중 회화 'Beyond the Painting'시리즈 3점은 주목해 볼만하다.
또 작가는 5점의 드로잉 작품을 통해 기존 드로잉이 회화의 부수적 작업이나 2류 취급을 받은 것에 대해 부정하며, 자신에게 드로잉이란 형식이 아닌 태도임을 밝히고 있다. 김을에게 있어 드로잉은 머릿속에 담긴 것을 그때그때 자유롭게 표현하는 태도로서 '손재주'가 아닌 '내면의 질'임 셈이다.
나무와 유리, 철로 만든 일종의 '미니어처 룸'이라고 할 수 있는 오브제 3점은 현실공간에 구축해 놓은 가상공간이다. 작가는 리얼리티를 허구 속에 스며들게 하고 허구가 리얼리티 속에 정착되게 꾸며놓은 것이다.
"미술에 대한 사적 이해나 편견 없이 동시대를 독창적으로 이해하고 분석하여 동시대의 미적 가치 실현을 위한 나름대로의 고민과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김을은 이러한 나름의 회화론에 입각해 '회화를 넘어' '드로잉을 넘어' '미술사를 넘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전시는 5월 15일(토)까지. 053)474-48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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