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올해 11월이면 코로나19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이라고 누차 공언한 바 있다. 팬데믹과의 장기전으로 지친 국민들에게 던져준 희망의 메시지였다. 국민들은 우리나라가 비록 코로나19 백신 물량 초동 확보에 실패했지만 세계 선두권 의료 시스템을 갖췄기에 막상 접종이 시작되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접종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가졌다.
지난 2월 26일 우리나라에서도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하지만 접종 상황이 민망하기 그지없다. 11일 현재 국민 접종률은 2%대 초반. 'K방역'의 나라라는 이름값이 무색하다. 다급해진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코로나19 특별방역점검회의를 소집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도 '11월 집단면역'을 언급했다. 백신 부족 사태를 해결하겠다며 3분기까지 2천만 회분의 노바백스 백신을 들여오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그런데 노바백스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사용 허가가 나지 않은 백신이다. 실제 접종을 통한 안전성 검증이 채 되지 않은 백신인 것이다. 지난해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들여와서는 안 될 백신이다. 지난해 정부는 "제약사 임상 결과만 볼 게 아니라 실제 접종 시 이상 반응 사례를 보고 도입 백신 종류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겠다던 정부가 이제 와서는 새로운 백신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자국민들에게 맞히겠다고 나서니 참 놀랄 만한 태세 전환이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11월 집단면역 달성은 사실상 물 건너갔으며 일러도 내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우려가 현실화된다면 이보다 더 엄중한 사태도 없다. 이스라엘을 필두로 선진국들이 연내에 잇따라 집단면역 형성에 성공하고 국민께 일상의 삶을 되돌려주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면 민심은 상상도 못할 만큼 폭발할 수 있다.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된 화이자 혹은 모더나 백신의 계약 물량을 실질적으로 국내에 들여오기 위해 정부가 어떤 외교적 노력을 총동원했는지 묻고 싶다. 언제까지 "2주 더 참아달라"는 소리를 국민들에게 되풀이할 생각인가. 정부는 헛된 약속으로 국민 희망 고문 좀 그만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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