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웃었던' 국민의힘·국민의당, 통합엔 '갑론을박'

입력 2021-04-13 17:56:15 수정 2021-04-13 21:19:05

양당 방식·시기 놓고 파열음
국민의힘 지도부 공백 우려…先 통합·後 통합 의견 갈려
안철수 정치 진로 직결 큰 고민

국민의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후보 단일화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압승한 후 함께 웃었던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약속했던 통합을 앞두곤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야권의 단일대오 형성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양당이 하나가 되는 방식과 시기를 두고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양당 내부에서 통합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진행 중이라 통합을 위한 구체적인 협상은 아직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정치권에선 모처럼 정국주도권을 잡은 제1야당의 지도부 공백을 해소하는 일이 야권통합보다 시급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라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후 야권통합논의를 계속 진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대표 권한대행(대구 수성갑)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는 금요일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합당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이 정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국민의당이 시도당부터 의견 수렴하는 절차 거치고 있고 다음 주 중에는 결론 낼 수 있다고 간접적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다음 주까지 당원들의 뜻을 묻는 과정들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가 '선(先) 통합파'와 '후(後) 통합파'로 갈라져 있어 입장조율이 쉽지 않다.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초선의원들은 자강론을 주장하며 전당대회 후 통합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정진석·장제원·조해진 의원 등 일부 중진들은 '야권통합을 이뤄달라는 민의에 따르는 자세이면 좋겠다'는 의중을 표시하고 있어 교통정리가 쉽지 않다.

국민의당 역시 국민의힘과의 통합은 안철수 대표의 정치적 진로와 직결되는 사안이라 판단이 어렵다.

정치권에선 결국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먼저 개최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추후 양당 통합 과정이 국민의 주목을 받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제1야당 지도부 공백사태가 길어진다면 재·보궐선거 압승으로 잡은 정국주도권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수 있다"며 "어차피 야권단일화는 대선이라는 일정이 임박해 결실을 맺는 것이 통례 아니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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