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의 이야기를 후세에 전할 수 있도록 남기고 싶습니다."
8일 대구 달서구 대곡동 상화기념관·이장가문화관 5층에서 만난 이국성(60) 상화로 도시재생 문화기행 주민협의체(상화로 주민협의체) 회장은 "시대가 변화하면서 우리 삶의 터전도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 변화하는 마을의 기록을 후세에 직접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이 마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5년 전 지인의 추천으로 논술 수업을 하게 되면서다. 이 회장은 가정형편으로 인해 다니던 대기업을 퇴사한 뒤 1년간 준비 기간을 거쳐 1998년부터 방과 후 강사 활동을 하게 됐다. 그는 "학교 다닐 때 국사 선생님을 하고 싶었지만, 당시 상황에 맞춰 공과대학에 가게 됐는데 공대생이 논술 공부를 한 뒤 수업에 뛰어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며 "하지만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학교 인근의 마을, 산, 들로 다니며 아이들이 잘 아는 마을을 주제로 서술하도록 지도하는 등 자유롭게 수업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방과후 학교인 배꼽마당창조학교 대표까지 맡으면서 총 23개 학교에서 수업을 진행했다. 그는 대구 전역을 다니며 수업을 하다 보니 60 평생을 살아온 우리 마을에 대해선 전혀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면서 2000년대 초부터 자료를 모아 기록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이후 이 회장은 2004년 월배 지역 사람들의 주거환경변화, 도로, 생활양식 등 많은 변화를 담고 있는 월배향토지를 제작했다. 마을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지역을 돌아다니며 수많은 어르신을 찾아 뵙고 있다. 그는 "한 분이라도 더 뵙기 위해 부지런히 다니고 있다"면서 이야기를 들으면 관련된 근거 자료를 모으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의 변화를 직접 기록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소회를 밝혔다.
상화로 인근에서 나고 자라 60년을 살아온 이 지역 토박이인 그는 월곡네거리에서 유천네거리까지 이르는 상화로의 문화관광 벨트화를 진행 중이다. 이 회장은 문화 유적의 우수성과 역사성을 홍보하는 상화로 문화기행 조성사업을 위해 캠페인, 관광두레 아카데미, 자료 조사 및 발굴, 어린이 사생대회, 이상화 기념백일장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이 우리 지역을 더욱 빛나게 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히 그는 권준모, 오명조 마을활동가 등과 함께 상화로 지하공간 기록과 홍보를 위해 진천천 기록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 회장은 상습정체 구간인 상화로의 교통흐름을 해소하기 위해 지하터널 건설이 진행될 것을 앞두고, 또다시 사라질 모습을 기록하기 위해 마을활동가들과 나섰다면서 어둡고 습할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상화로 지하공간이 장엄한 건축물의 조형미를 보여줘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전시장으로 활용 방법이 없는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그는 후세들에게 현재 최근 급격히 변화하는 모습 뿐만 아니라 선사시대부터 이어져온 지역의 역사를 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회장은 현재 달서선사유적사람들이라는 단체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달서지역의 선사 유적을 탐방하고 문화 유산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위한 단체로 자발적인 주민들의 관심으로 함께 역사를 기록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달서문화재단 이사, 달서구 축제운영위원회 위원, 달서구소식지 편집위원회 위원, 달서구 청소년수련관 운영위원회 위원장, 농서장학회 이사, 달서구 지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또한 다양한 활동을 인정받아 2012년 대구시표창, 2015년 자랑스런달서구민상을 받기도 했다.
이 회장은 비전문가이지만 마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들여다보고 이야기를 기록해나갈 생각이라며 기억에 사라지지 않고 모든 마을의 이야기가 전해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10년 정도까지는 자료를 모으고 기록하겠다며 이후에는 한문으로 된 고문서들을 번역해 마을 사람들에게 역사를 더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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