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와 거리둬야 승리한다?…압승에도 웃지 못하는 지역 정가

입력 2021-04-08 06:30:00

강경보수 거리두고 외연 확장…김종인 체제 전략 성공 거둬
전대 2선 후퇴 얘기도 공공연…대선 국면 전 소외고리 끊어야
주호영 원내내표 당권 도전 여부에 관심 쏠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일인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평창동 제3투표소에 서 위생 장갑을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일인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평창동 제3투표소에 서 위생 장갑을 착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도와 서진을 앞세운 국민의힘이 재·보궐선거에서 압승을 거두자 대구경북(TK) 정치권이 이른바 '승리의 역설'에 직면했다.

벌써 차기 전당대회에서 TK는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자칫 TK의 정치적 소외가 지속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정치권에선 이번 재·보선의 승인(勝因)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라고 입을 모은다. 외연 확장을 위해 과감히 중도층을 포섭하고, 불모지인 호남까지 껴안았던 게 주효했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더 말할 것도 없이 김종인 체제의 승리다. 중도와 호남 그리고 청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 결과"라며 "앞서 황교안 체제가 강경 보수에 끌려다니다 지난해 총선에서 참패한 것과 크게 대조된다"고 평가했다.

김종인 체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를 면치 못했던 TK 정치권은 실제 재·보선 압승에 씁쓸한 미소를 짓는 모습이다. 이번 선거로 'TK와 거리를 둬야 보수가 승리할 수 있다'는 명제가 참으로 확인된 탓이다.

TK 출신 한 야권 인사는 "이번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유세 지원에서 TK 의원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는데도 차기 전당대회에서 TK는 뒤로 물러나 있으라는 말이 공공연히 돌고 있다"고 씁쓸해했다.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면서 보수에서 배제되는 역설을 두고 TK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민의힘 입장에선 TK에서 끊임없이 표가 나오기 때문에 굳이 TK의 이익을 대변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향후 야권 정계개편 과정에서 'TK 소외'의 고리를 끊지 못하면 대선국면에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물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제3지대에서도 TK는 정치적 상수로 판단해 수도권, 호남 그리고 부산·경남 구애에 집중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주호영 원내대표(대구 수성갑)의 역할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국민의힘 소속 TK 한 의원은 "주호영 원내대표가 차기 당권에 도전할지 잘 모르겠지만, 만약 한다면 TK 리더가 부재한 상황에서 구심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정부의 불공정 공시가격 정상화'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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