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구FC 선수 靑 국민청원 "고참에 폭력·성추행 당해"

입력 2021-04-06 19:10:23 수정 2021-04-07 17:12:47

구단 사실 여부 파악 중
"지속적으로 괴롭혀 운동 그만둬, 외출·외박하면 고문 받자며 협박"
"취침시간 옷 벗기고 손발 묶기도"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청와대 국민청원 캡처.

3년전 지역 프로축구단 내부에서 선수간 가혹 행위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K리그1 전 대구FC 소속 선수였던 A씨가 당시 팀 선임 B씨로부터 폭행 및 성추행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A씨의 형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최근 스포츠계에서 폭력이 한창 이슈인데 제 동생은 불과 3년 전 프로 축구선수로 활동하면서 구단에 있던 고참 선수에게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또 폭력 및 성추행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동생은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정상적인 정신으로 운동을 하기 힘들었고 프로 축구선수를 그만두게 됐는다"며 하지만 "가해자는 구단 수뇌부가 운영하는 축구클럽에서 감독을 하며 학생들을 지도하고 우수 지도자상을 받는 등 정상적으로 지낸다고 하니 화가 나고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했다.

또 청원인은 "가해자는 A가 외출·외박도 나가지 못하게 하면서 문자나 카톡으로 외출, 외박에 복귀하면 '고문을 받자'며 협박하기도 했다"며 "이 외에도 가해자는 동생에게 유리로 된 물건을 던져 정강이를 찢어지게 하는 등 부상을 입히기도 했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무참히 폭행하기도 했다. 취침시간엔 옷을 벗겨 손, 발을 묶은 뒤 성적수치심을 겪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청원인은 구단도 이 사실을 알고도 묵인했다며 구단의 책임도 물었다.

그는 "동생이 심하게 폭행을 당하고 도와달라고 호소했지만 구단 관계자들은 쉬쉬했다. 수석코치에게 호소했지만 '앞으로 가해자가 너를 괴롭히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답변뿐 돌아온 건 이틀 뒤 가해자에게 당한 폭행이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A씨는 축구를 그만두고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매일신문과의 통화에서 "해당 가혹행위에 대해 대화방 캡처, 사진, 영상 등 증거자료를 갖고 대구지방경찰청에 직접 고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A씨는 "당시에 바로 신고를 하려고 했지만 가족들이 걱정할까 봐 참았었다. 운동을 관두더라고 신고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어 증거자료들을 모아뒀다"며 "최근 불거진 학교폭력 사태들을 보며 나 역시 3년전 너무 아픈 상처들이 생생히 기억났고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는 공식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국민청원에 올라온 전 소속 선수들 간의 불미스러운 사안으로 다시 한번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하고 "구단은 이번 사안을 중대히 인지하고 이른 시간 내 사실관계 규명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고 밝혔다.

가해자로 지목된 B씨 역시 전화와 문자 등으로 수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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