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Insight] 4.7 보궐선거, 586 운동권의 '생떼탕' 또 통할까?

입력 2021-04-07 06:00:00 수정 2021-04-07 06:06:41

16년前 어느날, 뚜렷이 기억하는 증인 출현
김대업, 광우병, 최순실 태블릿도 '생떼'!
4.7보궐선거, 또다시 '생떼탕' 효과 볼까?
민주유공자 반납과 586 운동권 몰락 '징조'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매일신문DB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박영선 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매일신문DB
석민 디지털 논설실장/ 경영학 박사.사회복지사
석민 디지털 논설실장/ 경영학 박사.사회복지사

오늘 오전 6시부터 4.7 보궐선거 본 투표가 시작됐다. 이번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는 '생떼탕' 선거로 길이 역사에 남을 전망이다.

대한민국 제1도시, 수도 서울의 시장을 뽑는데 가장 큰 쟁점이 '생태탕'이라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생태탕' 논란은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005년 서울 내곡동 처가땅 측량 현장에 동행하고 인근 생태탕집에 갔느냐를 두고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측에서 정치공세를 펼치면서 보궐선거 최대 쟁점이 됐다.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가 명확하게 지적했듯이, 오세훈 후보는 당시 어떤 공직에도 없었기 때문에 처가땅 측량에 참여했든지 생태탕을 먹었든지 아무 문제가 없다. 돌아가신 장인이 1970년대 구입했던 땅이었던 만큼 오세훈 후보가 땅투기를 한 것도 아니고, (당시 서울시장도 국회의원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변호사였던 탓에) 권력을 남용해 특혜를 받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오세훈 후보는 처가땅 측량에 참석한 적이 없고, 생태탕 집을 들린 적도 없다고 했다. 이해찬 민주당 전 대표의 말대로, 설사 오세훈 후보가 처가땅 측량에 참석했고 일행들과 생태탕을 함께 먹었다고 하더라도 '아무 문제 없는 상황'이다.

상식을 가진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이런 '하찮은' 사안이 향후 정권의 향방이 달린 엄청난 비중의 보궐선거 최대 쟁점이 되는 것은 코믹하면서도 경악스러울 것이다. 특히 선거관리위원회조차 '내로남불이라고 하면 민주당이 떠오른다'고 할 정도인 집권 민주당이 '거짓말 프레임'으로 상대방 후보를 공격하는 무기(?)로 쓴다는 현실은 충격적이다.

더 큰 충격은 이런 '생떼탕' 공세가 비록 일부 국민들이기는 하지만 먹혀 들어간다는 점이다. 친(親) 정권 대표적 편파 방송으로 꼽히는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지상파 방송사들이 '터무니 없는 생떼탕 공세'에 판을 깔아주고, 상당수 언론들이 '이런 말도 안 되는 공세'를 마치 정치쟁점인냥 떠벌리고 있다.

삼인성호(三人成虎: 세 사람이 합작하면 없는 호랑이도 만든다)라는 속담이 그냥 생긴 것은 아니다. '4.7보궐선거 생떼탕'도 창조의 흐름은 비슷하다.

먼저 16년 전 내곡동 땅 측량 때 오세훈 후보를 봤다는 증인이 등장했다. 한국국토정보공사(옛 지적공사)의 참관인 서류를 공개하면 이를 간단히 증명할 수 있다. 그러나 서류는 없고, 16년 전 '기억에 따른 주장'만 있다.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되자, 이번에는 오세훈 후보가 생태탕을 먹는 것을 봤다는 식당 여주인과 아들의 증언이 나왔다. 무려 16년 전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백바지·페라가모 로퍼 신발 등 구체적인 인상착의까지 기억하는 천재적인 기억력의 보유자들이다.

식당 여주인은 '김어준의 뉴스공장' 증언 며칠 전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억이 안 난다"는 취지로 말했던 것이 문제가 되자, 이번에는 "기자들 전화가 너무 와서 '모른다'고 막 그랬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화 녹취록을 들어보면 식당 여주인은 오세훈 후보가 생태탕을 먹었는지 안 먹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아주 차분하고 상세하게 합리적으로 취재 기자에게 설명하고 있다.

비판이 거세지고 쟁점이 확산하면서, 식당 여주인 아들은 5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 후보의 신용카드 결제내역과 식당 CCTV를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리고 돌연 취소했다. "신분노출 시 해코지가 두려워졌다"는 해명이다. 그러면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또 출연, '오세훈 후보를 봤다'는 주장을 거듭했다. 물론 오세훈 후보의 신용카드 결제내역과 식당 CCTV 공개는 없었다. '16년 전 천재적(?) 기억의 주장'만 있을 뿐이다.

사실 한국 운동권 좌파의 '생떼탕' 전략은 전혀 낯설지 않은 성공적 정치공세 방법이다. 무려 16년 전 어느 날 일어난 일을 아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천재적 주민들이 있는 반면에, 불과 얼마 전에 세상을 온통 뒤흔들던 대사건(大事件)마저 쉽사리 망각하는 다수의 국민들 때문에 '생떼탕 전략'은 아주 유효한 정치공작 방법으로 안착했다.

대표적인 것이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을 터트린 '김대업 사건'이다. 김대업의 거짓과 위증은 그 이후 만천하에 드러났지만, 김대업을 앞세운 '생떼탕' 전략 덕분에 노무현 정부가 출범할 수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당시 국민들은 '생떼탕'인지도 모른채 이미 맛을 봤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광우병'이라는 '생떼탕'을 경험했다. '뇌송송~구멍 탁~~'이라는 광우병은 십 수년이 지나도록 대체 어디갔는지 모르겠다. 그 때도 국민들은 '생떼탕'인지도 모른채 '생떼탕'에 중독되어 마치 광우병에 걸린 소처럼 물불을 가리지 못하고 흥분했고, 지금은 다 잊어버렸다.

박근혜 정부의 '생떼탕'은 '대통령 탄핵'이라는 역사적 기록을 남겼다. '생떼탕'은 합리적 이성과 분석력을 마비시키는 특징이 있다. 중독성 강한 마약과 비슷하다. 최순실의 태블릿PC와 무례한(?) 행동 등은 '생떼탕'에 중독된 국민들을 흥분시켰고,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겹치면서 소위 '촛불혁명' '대통령 탄핵'으로 귀결되었다. 엄청난 일을 겪고도 최근까지 대부분의 국민들은 '생떼탕 중독'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이번 4.7보궐선거를 앞두고, 문재인 정권의 온갖 실정과 LH 사태, 정권 핵심인사 및 공무원의 부동산 투기 등으로 인해 민심 폭발 위기를 맞은 민주당과 여권이 또다시 '내곡동 생떼탕'과 '엘시티 생떼탕'을 들고 나온 것은 '성공적 경험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와 좀 다른 점이 있다면, '4.7보궐선거 생떼탕'이 제대로 작동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19년 조국 사태 이후, 윤미향, 추미애, 박범계, 김명수,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가족 및 친인척, 이해찬, 김상조…… 등, 무수히 이어지는 '생떼탕'을 우리 국민들이 너무나 많이 또 자주 먹은 탓에 '생떼탕 면역'이 어느 정도 생겼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번 '4.7보궐선거'는 586 운동권 좌파의 '생떼탕' 전략이 조종(弔鐘)을 고(告)하고, 무능하고 부패한 586 운동권이 정치판에서 퇴출되는 시발점이 될 수 있겠다는 희망과 기대를 해본다. 대한민국 국민이 언제까지 개·돼지, 붕어·가재·개구리로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김영환 전 민주당 의원 부부가 5일
김영환 전 민주당 의원 부부가 5일 "이런 식의 내로남불이라면 문재인 정부만 몰락하는 게 아니라 민주화운동 세대도 함께 도마 위에 오른다"고 비판하며 반납한 광주민주화운동유공자증서. 매일신문DB

4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영환 민주당 전 의원이 5일 광주민주화운동 유공자증서를 반납했다. 설훈 민주당 의원 등 범여권 의원 73명이 발의한 '민주유공자예유법' 때문이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운동권 특혜 세습'이라는 비판이 게세지면서 법안 발의를 철회했지만, '상식'과 '양심'을 가진 운동권 출신 김영환 전 의원은 자신과 가족의 각오를 철회하지 않았다.

김영환 민주당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민주화유공자로 저와 아내가 너무나 과분한 대우를 국민에게 받아 왔다. 이제는 민주화운동에 대한 예우나 지원이 국민에게 짐이 되고 있다. 민주화운동에 참여할 때 결코 이런 보상을 받으려고 한 일이 아니었다."고 했다.

또 "지금 민주화의 퇴행, 특권과 반칙의 부활을 보면서 과거 동지들의 위선과 변신에 대해 깊은 분노와 연민을 느낀다. 저와 아내의 이름을 모든 전산에게 삭제해 주시기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민주화운동으로 희생한 분을 국민의 조롱거리로 만들었다'는 옛 동지의 울분은 '사이비' 운동권 출신 정치꾼들의 가슴을 뜨끔하게 할 것이다. "누릴 만큼 누린 사람들 말고 희생만 한 분들은 뭐가 되나. 미안한 일이다."라는 말은 촌철살인(寸鐵殺人)으로 다가온다.

'순수한 열정'으로 민주화에 투신했고 희생 당한 많은 분들의 노력으로 오늘날의 '자유' 대한민국이 있음을 '결코' 부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586 세대와 함께 대학생활을 했고, 30년 가까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얻은 경험으로 본 '정치 엘리트가 된 운동권의 행태'는 '고도성장과 산업화, 군사독재가 낳은 어둠의 자식'에 가까웠다.

대학 시절에는 그들의 사상적 편협성과 자만심으로 물든 지적 '무지'를 우려했다. 사회인이 되어서는 이런저런 사연으로 '백수건달' '정치권 건달'로 떠돈 탓에 서민과 중산층의 일반적 상식적 삶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선전' '선동'과 '정치공학'에만 몰두하면서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리려는 시대착오적 (운동권 좌파 정치꾼들의) 공작에 분노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권력에 발을 내딛고, 노무현 정부에서 기틀을 다진 뒤, 문재인 정권에서 최고 권력을 실질적으로 장악한 '586 운동권 좌파'는 이제 '무능'과 '위선' '부패'의 상징으로 전락했다. 과거에 순수했던 운동권 출신들은 이제 문재인 정권 주위에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문재인 정권의 실세 586 운동권 좌파'는 원래부터 '무능' 했고, '위선적'이었다. 다만, 그들이 실질적으로 권력을 잡고 행사하면서 '무능' '끔찍한 성적 일탈'이 드러나게 되었고, 권력으로 '돈'을 쫓으면서 '위선'과 '부패'가 폭로되었을 뿐이다. 이제 '문재인 정권의 586 운동권 좌파'는 기득권을 가진 힘있는 역사의 반동(反動) 세력이 되어 버렸다.

깨어 있는 유권자들이 4.7 보궐선거를 통해, 연신 '생떼탕'이나 끓여대는 '586 운동권 좌파'의 세상을 끝내고, 역사의 진보(進步)를 이루어 낼 수 있을지 '내일'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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