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선관위, 與 선대위로 전락" 항의 방문

입력 2021-04-05 17:43:26 수정 2021-04-05 20:36:30

국민의힘, 정치 편향성 문제 지적…재보선 박빙 승부 땐 후폭풍 우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5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4.7 재·보궐선거 관리를 담당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5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4.7 재·보궐선거 관리를 담당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로남불' 등의 표현을 특정 정당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투표 독려 현수막에 사용할 수 없게 한 것은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상식을 벗어난 유권해석으로 '심판'의 자격을 의심받고 있어 4·7 재·보궐선거가 박빙의 결과로 마무리될 경우 후폭풍이 상당할 전망이다.

선관위는 지난 3일 국민의힘이 '투표가 위선, 무능, 내로남불을 이깁니다'라는 문구를 투표 독려용 현수막에 사용할 수 있는지를 문의한 데 대해 불허 결정을 내렸다. '특정 정당(후보자)을 쉽게 유추할 수 있거나 반대하는 것으로 보이는 표현이라서 사용 불가능하다'는 이유였다.

이에 제1야당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대구 수성갑)는 5일 오전 선관위를 항의 방문해 여당 편향성을 문제 삼았다.

주 원내대표는 "선관위가 여당 선대위로 전락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조해주 선관위 상임위원을 지목하면서 "문재인 대통령 대선 캠프에 관여하지 않았나"라고 정치 편향 문제를 지적했다.

앞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선관위가 중립과 독립을 상실했을 때 그 결과가 뭐라는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며 중립성 준수를 촉구했고,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공정을 잃은 선관위원장과 상임위원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선관위가 문재인 대통령의 가덕도 방문과 TBS의 '#1합시다' 캠페인 등은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중립성을 문제 삼고 있다.

정치권에선 선관위의 '여권 심기경호'가 도를 넘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투표독려 현수막에는 '투표에 적극 참여합시다' 외 문구는 일체 담을 수 없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특히 최대관심사인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빙의 차이로 승패가 갈리면 선관위의 유권해석이 선거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반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야 모두 투표율 높이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선관위의 결정이 특정 정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관위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선거에서 패한 진영이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선관위가 '돈은 묶고 입은 풀자'는 개정 선거법의 취지에 역행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5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 조해주 상임위원에게 항의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4.7 재·보궐선거 관리를 담당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5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 조해주 상임위원에게 항의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4.7 재·보궐선거 관리를 담당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내로남불' 등의 표현을 특정 정당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투표 독려 현수막에 사용할 수 없게 한 것은 중립성과 독립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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