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반침하 일어난 포항 득량지구 재건축 현장 주민들 ‘보수 공사 완료 전 준공 승인 불가’ 요구

입력 2021-04-01 16:55:19 수정 2021-04-06 16:12:33

피해사실 보수 공사 문제 문서화 합의 후 가구별 안전진단 계측결과 전달해
파일타공 서나달 더 걸려…불안한 주민들 ‘당장 공사중단 안되면 향후 대책 마련하라’

포항 득량지구 지반침하 문제와 관련해 김희수 경북도의원 주재로 시공사인 신원종합개발(주) 관계자와 주민 대표단과의 대책 회의가 열리고 있다. 신동우 기자
포항 득량지구 지반침하 문제와 관련해 김희수 경북도의원 주재로 시공사인 신원종합개발(주) 관계자와 주민 대표단과의 대책 회의가 열리고 있다. 신동우 기자

지반침하 문제를 겪고 있는 경북 포항 득량지구 재건축 현장(매일신문 지난달 22일자 9면 등)과 관련해 주민들이 보수 완료 전까지 아파트 준공 승인 거부를 포항시에 요청하고 나섰다.

1일 득량지구 재건축 현장 인근에서 시공사인 신원종합개발㈜와 인근 주민들이 김희수 경북도의원 주재로 임시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는 지반침하로 발생한 주택 보수 문제와 안전진단 결과, 향후 공사로 인한 재발방지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양측은 서로 입장 차를 재확인했을 뿐 뚜렷한 합의점을 찾아내지 못했다.

신원종합개발 측은 "피해를 본 사실이 있으면 보수 공사 등 모든 책임을 당연히 지겠다"면서도 "(지반침하 및 주택 파손 등)과 관련해 명확한 이유를 밝혀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도의원은 "명확한 인과관계를 밝혀내기 전까지 공사를 중단하라 지시했지만 포항시가 주민 숙원 및 공사 중단에 따른 피해 등을 고려해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안전결과가 명확하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특히 현재 진행되고 있는 터파기 공사가 늦어도 다음달쯤 완료되고 향후 3~4개월가량 파일타공(건물 기초를 지탱하기 위한 지하 파일 설치 공사)이 진행될 계획으로 알려져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신원종합개발은 선진 공법을 도입해 최대한 진동없는 공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지반침하로 인해 스트레스가 축적된 건물이 계속된 진동으로 파손까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시각이다.

주민 대표단은 "바닥이 크게 기울고 벽이 뒤틀리는 등 아예 거주할 수 없는 집들도 있다. 그럼에도 책임소재 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채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시간만 끌고 있는 느낌이 든다"면서 "긴급 보수 작업을 속히 진행하고, 만약 안전이 보장되지 못한다면 준공 승인을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간담회는 우선 신원종합개발이 측량한 피해가구별 계측 결과 자료를 해당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공사로 인한 피해 부분을 시공사가 책임진다'는 내용을 문서화하는 것을 약속한 후 마무리됐다.

포항시 관계자는 "득량지구 재건축이 워낙 마을 숙원사업인 만큼 주민들도 많은 부분을 감내하고 있다. 현재 주택 파손으로 큰 위험에 처한 가구부터 순차적으로 보수 작업을 시행하는 방안을 시공사에 요구했다"면서 "주민들 안전에 문제가 지속된다면 준공승인 연기 등 가능한 행정절차를 모두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득량지구(포항시 북구 양학동) 재건축은 기존 득량주공아파트(1978년 준공·570가구)를 허물고 지하 2층~지상 23층 6개 동 아파트단지(659가구)를 신축하는 사업으로 지난 2019년 5월 착공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부터 터파기 공사가 진행되면서 주변 일대 지반침하 현상 및 건물 파손 등의 문제가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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