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카메라 16대 추가 설치했지만…오히려 교통사고 2년 전보다 늘어
전문가 "보행자 중심·운전자 인식 개선 필요"
지난달 30일 낮 12시 30분쯤 대구 달서구 남송초등학교 정문 앞. 이곳 4차로는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이지만 과속단속 폐쇄회로(CC)TV가 없는 탓에 눈으로 보기에 제한속도인 30㎞를 넘어보이는 차량이 1분에 1대꼴로 지나갔다.
정문 앞 건너편 2차로에는 네거리 신호를 받기 위해 차량들이 속도를 높였다. 이 도로에는 인근 공사장으로 가는 레미콘과 덤프트럭 등이 빠른 속도로 주행하기도 했다. 바로 옆 남부교육지원청 앞 2차로 가장자리에 차량 4대가 불법으로 세워져 있었다.
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민식 군 사고 이후 어린이 교통사고 처벌을 강화한 '민식이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대구 스쿨존 곳곳은 여전히 과속과 신호위반, 불법 주·정차가 만연해 어린이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이날 월성초교 인근의 스쿨존 네거리는 남대구IC로 통하는 길목이어서 승용차와 오토바이, 공사차량들로 붐볐다. '스쿨존 집중단속'을 알리는 안내판과 CCTV가 있어 과속 차량은 적었지만, 신호위반이 눈에 띄었다. 하교 시간인 정오부터 2시간 동안 신호위반 차량은 11대에 달했다.
오히려 제한속도를 지키고자 저속으로 주행하는 차량에 대해 뒤에서 경적을 울리는 경우가 2시간 동안 모두 24번이나 됐다. 빨리 가라는 듯 앞차 뒷꽁무니까지 바짝 따라붙는 광경도 보였다.
인근 노점 상인은 "인근에 직장·상점으로 유동인구가 많고, 고속도로와 통하는 곳이기 때문에 바쁘게 다니는 차들이 많다"며 "스쿨존이라서 천천히 달리는 사람도 있는데, 이를 보고 '빵빵'거리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1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 스쿨존 과속 단속 건수는 20만8천394건으로 전년 3만5천586건보다 485.6% 급증했다. 2016~2019년 과속 단속 건수는 연간 4만건 이하였다.
이는 민식이법으로 과속단속카메라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경찰은 분석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단속 카메라는 전년보다 16대가 늘어나 모두 49대가 운영됐다. 특히 교통량이 많은 넓은 도로에서 단속 건수가 증가했다"며 "올해는 추가로 106대가 설치될 예정"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올해 단속 건수는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운전자 시야를 가리는 불법 주·정차 단속도 적지 않았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로 2~5월까지 단속을 하지 않았음에도 스쿨존 불법 주·정차 적발 건수가 2만6천912건에 달했다. 이는 2019년 전체 2만8천237건에 육박하는 수치다.
단속만으로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집중적인 단속에도 지난해 대구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는 모두 25건 발생했다. 2019년보다 5건 줄었지만, 2018년 20건에 비해선 여전히 적지 않다.
김세연 한국교통안전공단 대구경북본부 교수는 "차로 폭 좁힘과 지그재그 도로 등 속도저감시설 등 시설 개선으로 스쿨존 내 차량 유입과 속도를 줄여 보행자 중심 도로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운전자 역시 스쿨존 내 속도를 줄이고 주정차를 하면 안 된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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