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 음악학과 교수 채용 중단 진상규명 촉구…"학생만 피해"

입력 2021-03-31 17:56:32 수정 2021-03-31 21:34:24

학과장 진상규명 촉구 삭발식…"충원율 60% 수준 학습권 침해, 본부 심사에 내용·절차적 하자"
대학 “교수 절반 이상 공채 반대…중단 결정에 문제 없어”

31일 경북대 본관 앞에서 음악학과 이내선 학과장이 음악학과 공채 중단 사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삭발을 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31일 경북대 본관 앞에서 음악학과 이내선 학과장이 음악학과 공채 중단 사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삭발을 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경북대학교가 예술대학 음악학과의 교원 채용을 중단한 것을 두고 해당 학과 일부 교수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교수 충원율이 60% 수준에 그치다보니 수업의 질을 보장받지 못하는 학생들만 피해자로 내몰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이내선 경북대 음악학과장은 대학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측에 2021학년도 교원 공채 중단 결정에 대한 재조사 등을 요구했다. 이날 이 학과장은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의미로 삭발을 했다.

이 학과장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진행된 2021년 제1차 교원공채 과정에서 학과 교수 10명 중 7명이 예술대학 공채인사위원회(이하 인사위)에 공채 포기 요청서를 제출했다. 즉 음악학과 교원을 채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해당 교수 7명 중 2명은 인사위 위원이기도 하다.

이 학과장은 대학 본부 공채조정위원회가 인사위 심사보고서만을 토대로 학과와의 이견 조정도 없이 사흘만에 공채 중단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이 학과장은 "학과 교수 7명이 공채 포기를 요청한 사유로 '학과장의 학과 회의 녹취록 작성을 위한 녹음'을 들었는데, 공정한 교수 공채를 위한 녹음이 왜 공채 포기 사유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내용적, 절차적 하자가 있음에도 대학 본부는 인사위 보고서만 갖고 공채 중단을 의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북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과 교수 과반수 이상이 공채 진행에 반대 입장을 냈기에, 심사가 원만하게 진행되기 어렵다고 판단한 인사위 의견을 공채조정위원회가 수용한 것"이라며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했다.

결국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음악학과 교수 충원율은 현재 65%에 불과하다. 더욱이 교원공채 정원을 배정받았다가 반납한 학과는 향후 1년간 공채를 제한하기 때문에 음악학과는 내년 공채도 진행할 수 없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음악학과 졸업생은 "입학할 때부터 교수 부족 문제가 계속 제기돼왔다"며 "교수들 간의 알력 다툼 탓에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대학 본부가 적극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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