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맞는 고교는'…고교 선택, 어떻게

입력 2021-04-05 06:30:00

일반고, 직업계고, 특목고, 자율고 중 선택해야
고교 선택 시 대학입시 변화 요소도 고려 사항
성향과 기질, 적성을 먼저 고려해야 후회 적어
학교 알리미서 교육과정, 수업·평가 방식 확인

중3이 진학할 고교를 선택하기 위해선 자신의 성향과 기질, 흥미와 적성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이후 진학 희망 고교의 교육과정, 수업과 평가 방식과 잘 어우러질 지 판단해야 한다. 2019년 대구 수성구청이 마련한 수성구 고교 입시정보 박람회 모습. 코로나19 탓에 이런 기회를 얻기 쉽지 않다는 게 아쉽다. 매일신문 DB
중3이 진학할 고교를 선택하기 위해선 자신의 성향과 기질, 흥미와 적성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이후 진학 희망 고교의 교육과정, 수업과 평가 방식과 잘 어우러질 지 판단해야 한다. 2019년 대구 수성구청이 마련한 수성구 고교 입시정보 박람회 모습. 코로나19 탓에 이런 기회를 얻기 쉽지 않다는 게 아쉽다. 매일신문 DB

최근 대구시교육청을 비롯해 각 시·도교육청이 지역별 2022학년도 고교 입학 전형을 잇따라 발표했다. 고3 못지 않게 중3 역시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할 순간이 다가왔다는 의미다. 이제 어떤 고교에 진학할지 결정해야 한다. 우리 고교 유형은 다양하다. 일반고, 직업계고, 특수목적고, 자율고 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고교 유형이 다양하다는 건 선택의 폭이 넓은 만큼 더 신중하게 진학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교 선택은 진로를 정하는 나침반을 만드는 작업. 취업을 우선시한다면 직업계고, 그 중에서도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중 선택하면 될 일이다. 다수 학생들처럼 대학 진학이 목표라면 학교 유형 등 기본적 사항을 비롯해 학교 수준, 자신의 성향 등 다양한 부분을 고려한 뒤 고교를 선택해야 후회가 적다. 고교를 선택할 때 어떤 부분들을 고려하는 게 좋을지 짚어봤다.

◆맞는 옷 고르기 전 고교 유형부터 파악해야

대학 진학이 목표든, 고교 졸업 후 취업을 노리든 진로를 정하고 미래를 설계할 때 고교 유형을 파악하는 게 기본이다.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일반고는 대학입시를 염두에 두고 교육활동이 진행된다. 각 과목을 골고루 이수하는 만큼 진로도 다양하게 탐색할 수 있다.

일반고에서도 특색 있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각 대학이 고교 교육과정을 눈여겨보는 만큼 고교마다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려는 노력도 엿보인다. 학교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일반고 중에서도 과학 중점, 예술 중점 등 특정 분야를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과정이 개설된 곳을 찾을 수 있다.

직업계고는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로 나눈다. ​기술 명장을 길러내는 게 목표인 마이스터고는 산업수요맞춤형고라고도 불린다. 일반적으로 특성화고보다 성적이 좋은 학생이 몰린다. 대구에선 경북기계공고, 대구농업마이스터고, 대구소프트웨어마이스터고, 대구일마이스터고 등 4곳이 마이스터고다.

특성화고는 말그대로 특정 분야의 기술 인재를 양성하는 곳. 그런 만큼 전문 실기 교과와 현장 실습 중심의 직업교육과정을 운영한다. 국방부가 지정한 특정 분야 군 특성화고도 눈여겨 볼만한 부분. 가령 대구 상서고는 조리 분야 군 특성화고로 특성화 과정을 이수하면 공군의 조리 분야 전문기술부사관으로 임관할 기회가 주어진다.

특수목적고는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인재를 키우려고 관련 심화 교육과정을 집중적으로 운영하는 고교다. 외국어고, 국제고, 과학고 등이 이 유형에 속한다.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최상위권 학생이 몰리는 곳이다. 수업 수준도 상대적으로 높다. 예술고, 체육고도 특수목적고에 속한다.

자율고는 일반고보다 교육과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한 고교 유형. 학생이 능력과 적성에 맞는 교육과정을 선택, 학습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일반적으론 자율형사립고(이른바 자사고)를 이르는 말이다. 대구의 계성고와 대건고는 광역 단위, 경북의 김천고와 포항제철고는 전국 단위 모집 자사고다. 자율형공립고는 공립고지만 교육과정 운영의 폭을 넓혀준 형태다.

◆대입 전형도 중요하나 성향과 기절 먼저 고려해야

'정치가 생물'이라고들 한다. 그만큼 변화무쌍하다는 말이다. 대학입시도 그렇다. 매년, 다양하게 변하는 탓에 수험생과 학부모는 수시로 바뀐 부분을 확인해 분석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중3이라면 바뀌는 대입 전형을 고려해 고교를 선택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게 된다.

올해 대학입시에선 학교장추천 선발전형이 확대되는 게 큰 변화 중 하나.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중앙대, 경희대 등이 이 전형을 실시했는데 2022학년도부턴 서강대와 성균관대도 이 전형을 신설했다. 한양대와 한국외대, 서울시립대도 학생부교과전형 속에 이 방식을 도입했다.

학교장 추천을 받으려면 내신 성적이 좋아야 한다. 중3이라면 내신을 잘 관리할 수 있을지 판단한 뒤 고교를 선택해야 원하는 목표에 가까워진다는 뜻이다. 직접적으로 말하면 자신이 원하는 내신 성적을 올리기 수월한 곳인지 고민하고서 진학할 고교를 골라야 한다는 얘기다. 염두에 둔 고교에 가서 자신이 원하는 내신 성적을 거둘 만한 곳인지 따져봐야 한다.

하지만 고교를 선택할 때 변화하는 대입 전형을 지나치게 의식할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있다. 내신 성적 경쟁이 치열한 특목고나 자사고 진학을 일부러 피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여전히 상위권 대학은 수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많은 인원을 선발할 뿐 아니라 수능시험 위주인 정시가 확대돼 상위권 학생들이 내신에 얽매여야 할 이유가 줄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다양한 유형의 고교가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집중적으로 챙기는 과목들에 대한 관심과 학업 의지가 있어야 그 유형 고교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학업에 대한 흥미가 높아지고 학교생활이 즐거워진다. 성적도 더 좋아질 수 있다. 대학 진학이 목표라 해도 성향과 기질, 적성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 설득력을 갖는 이유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는 "적극적 성격이라면 수행평가, 내성적 성격이라면 지필고사 비중이 높은 고교를 선택하는 게 나을 수 있다. '학교알리미' 사이트에서 학교 교육과정과 교과별 평가계획을 살펴보면 과목별 운영과 평가 방식을 확인 가능하다"며 "비교과 활동 영역 중 전공적합도를 보는 척도인 동아리 활동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도 엿볼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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