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용복의 골프 에티켓]<38>즐거운 골프의 필수사항

입력 2021-04-01 12:20:52

골프는 매너의 스포츠다. 동반자들 간에 갖춰야할 예의를 경기보조원과도 함께 해보자.
골프는 매너의 스포츠다. 동반자들 간에 갖춰야할 예의를 경기보조원과도 함께 해보자.

즐거운 골프에 필요한 3가지 사항은 무엇일까? 잘 관리된 골프장, 매너 있는 동반자, 준비된 캐디일 것이다.

특히 카트를 운전하며 코스 설명을 해주고 남은 거리와 그린의 높고 낮음을 알려주며 필요한 클럽을 챙겨주는 경기보조원의 역할은 단지 사전적 의미를 넘어서서 그날 전체 분위기와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코스를 잘 파악하고 경험이 많은 캐디는 '부채도사'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로 골프볼의 향방을 알려준다. 뱀이 출몰할 수 있는 위험한 지역을, 잃어버린 공을 찾아 헤매는 수고를 덜어주는 것이다. 그만큼 다음 샷을 준비할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선사한다.

이런 믿음은 골프 스윙에도 영향을 미쳐서 자신의 실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그린 위에서도 그 믿음은 이어지고 편안한 스트로크를 허락한다. 골퍼는 홀을 지나친 공을 보며 스스로를 탓하게 된다.

반대로, 경험이 부족하고 코스 파악이 되어 있지 않으며 나아가 '성실한 자세'도 없는 캐디를 만날 때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진상'은 고객에게만 해당하는 단어가 아니다. 연차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경기보조원은 아니지만 실력이 부족하거나 동반 골퍼들의 필요를 재빨리 충족하지 못할 때 노력하는 모습으로 모두 채워진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자세가 없는 '신입'들이 갈수록 많아지는 것 같다. 코로나19사태의 장기화로 인한 전국 모든 골프장의 초호황이 준비되고 경험 많은 캐디 수급에 어려움이 생겼을 테고 신입들을 충분한 훈련 없이 실전으로 투입하고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골프는 매너 스포츠이다. 매너는 배려에서 시작되고 배려는 곧 태도이다. 무심코 건네는 클럽에서도 서로에 대한 태도는 누구나 느낄 수 있다. 그것은 배운다고 해서 금세 몸에 밸 수 없고 배우지 않아도 상대를 감동시킬 수 있다.

서비스는 강요로 얻어내는 결과물이 아니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메뉴얼이 있어도 감정의 동물인 사람이 기계처럼 움직일 수 없는 노릇이다.

18홀 네 명의 골퍼를 보조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산악지형으로 이뤄진 국내골프장의 특성상 체력적으로 힘든 등산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 일 것이며 새로운 고객을 만나는 것은 매일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을 것이다.

우리가 동반자들 간에 예를 갖추는 것 못지않게 함께하는 경기보조원에게도 매너 있는 골퍼가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반대로, 경기보조원 때문에 그날의 기분과 스코어 모두를 망칠 때가 있다. 단순히 고객의 골프 클럽을 운반하고 카트를 운행하며 경기를 진행하는 역할만 있는 것이 아니다. 편안하고 즐겁게 경기할 수 있도록 골프장과 골프에 관한 지식이나 어드바이스를 하며 함께 경기를 이끌어 가는 사람이다. 역할과 책임이 막중하다.

당연히 그런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는 경기보조원을 존중하고 '지시'를 잘 따라야 한다. 오랫동안 골프를 즐겼고 골프장 코스를 훤하게 꿰뚫고 있다고 자만해선 안 된다. 사고는 그럴 때 일어나는 것이다. 적당한 긴장감은 즐거운 골프를 선사할 뿐 아니라 안전도 보장한다.

대구한의대 특임교수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