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에 反아시안 증오범죄 증가 우려

입력 2021-03-28 16:27:48

바이든 정부 인종차별 해소 노력에도 '反中정서→아시아계 전체 인식' 지적

2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계 차별 반대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계 차별 반대 시위에서 참가자들이 '인종차별을 멈춰라' '증오가 바이러스다'라고 적힌 피켓을 든 채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말 동안 미국 각지에서 아시아계 주민들에 대한 차별에 반대하는 항의시위가 이어진 가운데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미국 내 반(反)아시안 정서를 부추겨 증오범죄를 증가시킬 위험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지지 강화 조처를 하고 있으나 미중 간의 계속된 충돌이 아시아인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강화할 수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갤럽의 최근 조사에선 응답자 45%가 중국을 최대의 적으로 규정했다. 이는 1년 전 같은 조사(22%)보다 23%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가 급증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을 코로나19 대유행의 희생양으로 삼아 부채질했다는 시각도 있다. 캘리포니아주립대 증오·극단주의연구센터 브라이언 레빈 소장은 "정치지도자 특히 대통령 발언은 많은 일에 영향을 주거나 촉매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갈등 와중에도 취임 직후 인종 차별과 외국인 혐오를 비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코로나 증오범죄법을 의회가 채택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반아시아 폭력과 차별은 미중 관계가 수십 년 만에 가장 긴장된 시점에 있기에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더힐은 전망했다. 바이든 정부는 출범 직후 홍콩, 신장 인권 문제 등을 고리로 동맹과 규합해 대중 제재를 강화하고 있고, 중국도 보복에 나서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한편 USA투데이, AF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뉴욕, 워싱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애틀랜타 등 미국 내 60여 주요 도시에서 주말 동안 아시아계 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코로나19와 관련된 차별적 발언을 경계하자며 "나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증오가 바이러스다"라는 팻말을 들고 분노를 표출했다. 뉴욕에서 시위를 주도한 주디 장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났고 아시아계에 대한 폭력은 더욱 거세졌다. 내가 아는 모든 아시아인들은 폭력이나 괴롭힘, 모욕의 희생자였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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