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목 뻐근·어깨뭉침…두통 유형 따라 치료법 제각각
한쪽 머리만 아프다고 편두통 아닙니다
혈관 확장으로 박동성 두통과 빛·소리·냄새 민감해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한쪽 머리만 콕콕 찌르는 듯 아프더라고요. 편두통인 것 같아서 집에 사다놓은 두통약을 먹었어요." 아마 많은 이들이 흔히 하는 대화일 것이다.
두통만큼 흔한 질환도 없다. 이중 많은 이들은 편두통을 겪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 편두통 유병률의 남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략 8명 중 1명에 불과하다.
달리 말하면 대다수 사람들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편두통을 겪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많은 사람들이 편두통을 앓고 있다고 잘못 판단하거나, 반대로 편두통을 가지고 있으면서 본인이 편두통인지 모르는 채 앓기만 하는 이들도 다수다. 편두통이 일반적인 두통과 어떻게 다른지 정확히 알아보자.
◆한쪽만 아프다고 편두통? 아닙니다!
A(41)씨는 최근 한 달 가량 극심한 편두통을 겪었다. 여느 때 겪던 두통과는 달리 맥박에 따라 뇌에 번쩍번쩍 섬광이 보이고, 어지럼증과 구토 등의 증세가 이어지면서 길을 걷거나 말을 하는 일상생활조차 힘들어졌다. 그 과정에서 A씨는 자신이 가진 감각 예민 증세가 바로 편두통 때문이라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다.
곽재혁 신경과 원장은 "어릴 적 저희 어머니 역시 늘 아프고 예민한 분이셨다. 방을 어둡게 하고 있고, TV소리가 크면 짜증을 내고, 냄새에도 민감한 분이셨는데 신경과 의사가 되고 난 후에서야 비로소 어머니가 보이는 증세가 편두통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편두통에 대한 오해는 단어가 갖는 편향성에서 비롯된다. 편두통의 어원은 그리스어로 헤미크라니아(hemikrania)로, 한자로는 치우칠 편 또는 한쪽 편(偏)을 사용하기 때문에 한쪽 부위에 두통이 있으면 편두통이라고 생각하기 쉬운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두통 발생 위치만 가지고 편두통이냐 긴장형(일반적인) 두통이냐를 분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편두통과 긴장형 두통 모두 부분적으로 또는 머리 전체가 다 아플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주로 겪는 두통은 긴장형 두통인 경우가 흔하다. 두개골 밖에 분포하는 근육이 수축하면서 통증을 유발시키는 유형이다. 수면부족이나 스트레스를 받고 난 후에 조이는 듯한 두통을 말하는데 주로 뒷목이 뻐근하거나 어깨뭉침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긴장형 두통이 만성적으로 이어질 때는 상당수가 경추성 두통인 경우가 많아서 경추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삼차신경 흥분이 두통을 유발
편두통은 발생기전이 완전히 다르다. 여러가지 가설들 중 과거에는 뇌혈관의 수축과 확장등 뇌혈관의 문제로 인해 발생한다고 생각을 했지만, 최근에는 삼차신경-혈관계(trigeminovascular system)의 활성화가 편두통의 주된 기전으로 알려져 있다.
빛·소리·냄새 등의 감각이나 스트레스 등을 받게 되면 얼굴에 있는 삼차신경이 흥분하면서 말단에서 CGRP(calcitonin-gene related peptide,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티드)라는 신경전달물질은 분비하게 된다. 이 CGRP가 혈관을 확장시켜 두통을 유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곽 원장은 "혈관이 확장돼 발생하는 두통이기 때문에 통증의 강도가 매우 세, 혈관이 뛰는 듯한 박동성 두통이 발생하게 된다"면서 "걸을때 머리가 흔들리고 빛과 소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불을 끄고 가만히 누워있어야 하는 경우도 많아서 일상생활이나 직장생활을 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간혹 두통 발생전에 전조증상이 있는 경우도 있다. 사물이 흐리게 보이거나 번쩍뻔쩍 섬광이 보이는 증상, 또는 어지럼증이 10~30분 정도 나타났다 사라지는 증상 등이다. 이는 편두통 발생 전에 뇌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발 잦을 경우 예방치료 시행해야
편두통과 긴장형 두통을 분명하게 구분할 줄 알아야 하는 이유는 치료 방법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긴장형 두통은 대부분 진통제와 근이완제 등으로 약물치료를 한다.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근육을 풀어줄 수 있는 주사치료나 물리치료등을 추가로 시행할 수 있다.
편두통 역시 대부분 약물치료로 이뤄지지만 사용하는 약물이 다르다. 약물치료는 급성기 치료와 예방치료로 나눠진다.
급성기 치료는 두통을 감소시키기 위해 진통제를 사용하는데 타이레놀이나 비스테로이드 항염증제(NSAID)등과 같은 흔한 진통제에서부터 트립탄과 같이 혈관수축을 통해 편두통을 치료하는 진통제 등을 사용한다.
약을 복용해도 두통이 계속 지속되거나 1주에 한번이상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예방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이 때는 베타차단제, 항우울제, 칼슘통로 차단제, 항경련제등을 지속적으로 복용해 편두통의 통증과 재발을 줄여주게 된다.

간혹 난치성 편두통도 있다. 이 때엔 과거 보톡스로 치료했지만 최근에는 '앰겔러티'라는 주사제가 각광을 받고 있다. 앰겔러티는 신경말달에서 CGRP 분비를 막아서 혈관 확장을 막음으로서 두통을 억제하는 치료제로, 난치성 두통에 효과가 있어 2018년 FDA 승인을 받았고 지난해부터 우리나라에도 출시됐지만 비싼 가격이 문제다.
또 편두통이라는 진단을 받은 뒤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10~15일 이상 진통제를 복용할 경우 오히려 약물과용 두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중증 진행 전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며 의사가 처방해 준 정확한 투약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곽재혁 신경과의원 원장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