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산동 갤러리골목… 대구 유일의 포토북 책방
대구 유일의 사진책 책방은 봉산동 갤러리골목에 자리잡고 있었다. 코로나19가 몰아친 뒤 봉산동의 동네책방 '사과서점'과 '봉산19' 두 곳이 영업을 멈춰 아쉽던 차였다. 봉산오거리 랜드마크 조형물에서 갤러리골목 방면으로 30m쯤 가니 노란 색의 액자형 간판 'notonlybooks'가 이곳에 책방이 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책방이 열린 건 지난해 6월이다. 사진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 주로 찾는다. 사진 혹은 디자인 전공 등 예술 분야에서 공부하고 있거나 일하고 있는 이들의 비중이 높다.
책방지기 장혜진(31) 씨도 사진을 전공한 프리랜서 사진작가다. 장 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포토북을 해외 곳곳에서 수집하다 책방으로 열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장 씨는 "서울 이외에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사진 관련 행사를 개최하는 곳이 대구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랜 사진 문화를 간직해 온 도시이기도 하고, 사진 관련 학과가 대구경북에 많이 있기 때문에 사진책과 사진 전문 서점에 대한 목마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책이 많지는 않다. 50~60종이다. 손님이 공간에 들어섰을 때 한 권씩 차근차근 집중해서 읽어볼 수 있을 정도로 배열을 하다 보니 책 숫자가 적게 되었다는 설명이 따라온다. 소규모 출판사 혹은 아티스트가 직접 제작한 책이 비중이 높다. 유명 사진가나 거장이라 불리는 작가들의 것보다는 동시대의 사진가와 아티스트의 책을 주로 소개하려고 노력한다 했다.
여성작가가 만들었거나 시의성과 시사성이 있는 책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에 대해서도 장 씨는 "여성을 성적 물화하거나 폭력의 피해자(대상)로 묘사하는 책은 배제한다"는 게 장 씨의 철칙이다. 자신 또한 여성이자 사진가로서 책임감을 갖고 여성사진가의 활동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책방의 좁은 공간을 또 쪼개 절반은 전시공간으로 쓴다. 동네책방들이 작가와 만남을 마련하듯 이곳에서도 사진가 초청 토크나 전시 이벤트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책방 이름에는 책방지기의 지향점이 있기 마련인데 'not only books'라는 말에 생략된 뜻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요즘은 SNS와 스마트폰으로 대량의 이미지를 순식간에 소비하곤 합니다. 가끔은 서점에 오셔서 책의 생김새, 종이의 질감 등을 찬찬히 감상하기를 권합니다. 책의 물성과 그 안에 담긴 이미지들을 통해 몰랐던 세계를 만나고 영감을 얻기도, 새로운 취향을 발견할 수도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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