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향·역사왜곡 '조선구마사' 결국 방송취소 결정…제작중단 [공식]

입력 2021-03-26 12:32:58

해외 판권 계약 해지에 스트리밍도 중단
제작비 320억원…손실 공동부담

방송 취소가 결정되며 제작이 중단된 드라마
방송 취소가 결정되며 제작이 중단된 드라마 '조선구마사'

SBS가 중국향 설정과 역사 왜곡으로 논란에 휩싸인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의 방송취소를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SBS는 이날 공식 입장을 내고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여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드라마의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한 상황이고,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SBS는 "폐지로 인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하였음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22일 첫 방송된 SBS 월화 드라마 '조선구마사'는 1회 방송 직후 태종 등 실존인물의 왜곡된 묘사와 충녕대군(장동윤 분)이 서양 구마 사제(달시 파켓)를 대접하는 장면에서 월병 등 중국식 소품을 사용하고, 무녀 무화(정혜성)를 중국풍 의상을 입혀 논란이 됐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에 방송 중단 요청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이 이어졌다.

제작사 3사와 방송사 SBS가 24일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 다음 주 방송을 결방하고 작품을 재정비하겠다고 했으나 부정적인 여론이 들끓으며 제작 지원사와 광고기업 등에 항의가 이어졌고 광고주들은 잇따라 광고 중단을 선언했다.

결국 25일 '조선구마사' 신경수 PD가 배우들에게 전화를 돌리며 폐지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진 가운데 SBS가 이날 방송 편성 취소를 결정한 것이다.

'조선구마사' 방영분 중 논란이 됐었던 장면. 충녕대군(장동윤 분)이 서양 구마 사제(달시 파켓)를 대접하는 장면에서 월병 등 중국식 소품이 사용됐다. SBS 방송화면 캡처.

제작사인 YG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 롯데컬쳐웍스도 편성 취소 이후 제작 중단을 결정했다. 제작 3사는 "SBS의 편성 취소 이후 제작도 중단됐다. 상황의 심각성을 십분 공감하며 작품에 참여했던 스태프와 관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외 판권 건은 계약해지 수순을 밟고 있으며, 서비스 중이던 모든 해외 스트리밍은 이미 내렸거나 금일 중 모두 내릴 예정"이라며 "시청자들께 상처를 드린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다.

대본 집필을 맡은 박계옥 작가는 전작 '철인왕후'가 혐한 이력이 있는 중국 작가의 원작을 바탕으로 했고, 박 작가가 최근 한중합작 민간기업 쟈핑픽쳐스와 집필 계약을 한 사실도 알려져 비판 여론에 더욱 불을 붙였다.

한편 작품 폐지로 인한 손실에 대한 책임 공방이 자칫 법정 싸움으로 번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드라마 측은 "제작사, 방송사 모두 공동으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한 결정이므로 그럴 일은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배우들 출연료와 스태프 임금 문제는 아직 정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구마사'의 제작비는 3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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