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먹는 음식 주면 안 돼' 당부하는 이유는
(반려동물 상식 퀴즈) 다음 중 반려견에게 독이 되는 음식이 아닌 것은 무엇일까요?
1. 양파 2.포도 3. 초콜렛 4. 자일리톨 5. 브로컬리
양파중독, 포도중독, 초콜렛 중독, 자일리톨 중독은 동물병원에서 자주 경험하는 음식물 유래 독성 질환들이다. 네가지 모두 달콤한 맛과 향을 가지다 보니 개가 잘 먹는 특성이 있다.특히 양파중독을 유발하는 마늘과 양파는 모든 요리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식재료이다 보니 보호자가 그 위험성을 알면서도 무심결에 개가 먹는 것을 방조하는 경우가 많다.
일상에서 사람들은 즐겨 먹는 건강한 음식이지만 개와 고양이에게는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음식들을 소개한다.

◆마늘과 양파
피자, 짜장면, 탕수육, 족발, 양념치킨, 불고기 등에는 마늘과 양파를 식재료로 사용한다. 양파와 마늘은 열을 가해 익히더라도 적혈구를 파괴하는 독성 성분(Allyl propyl disulfide)이 남는다. 사람은 이 성분을 분해하는 효소를 가지고 있어 양파즙은 오히려 피를 맑게 하는 건강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개와 고양이는 그러한 효소가 부족하여 적혈구가 파괴되면서 급성 빈혈이 유발된다. 골수의 혈액 재생능력이 부족한 개와 고양이는 수일 내로 생명이 위태로워 지기도 한다.
고양이는 5g/체중Kg, 개는 15~30g/체중Kg의 양파를 먹으면 증상이 발현된다고 한다. 또한 소량이더라도 여러번에 걸쳐 섭취하더라도 양파중독증이 발생할 수 있다. 개체마다의 특이성이 있어서 어느 정도의 양파와 마늘이 안전한지를 예측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기는 대부분의 찌게와 국물요리에는 마늘과 양파가 들어간다. 개에게 사람이 먹는 음식을 먹이지 말라고 경고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개가 사람 음식을 먹고 나서 기력이 저하되고 소변색이 붉어진다면 양파 중독을 의심할 수 있다. 신속히 동물병원을 내원하여 수의사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 수의사는 혈액검사를 통해 빈혈의 정도를 평가하고 필요하다면 입원치료와 수혈을 결정한다. 진료 경험상 적은 량의 양념치킨을 먹은 반려견이 심한 비재생성 빈혈로 인해 입원치료와 수혈을 받아야 했던 사례도 있다.

◆포도와 건포도
포도와 건포도의 어떤 성분이 독성을 끼치는 지는 아직도 연구 중이지만 포도를 먹은 개는 급성신부전이 발생한다. 현재까지의 연구들을 살펴보면 포도를 재배하거나 유통 과정에서 오염된 살충제나 환경오염물, vitamine D3 등을 그 원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연구 사례를 살펴보면 40g/체중kg 정도의 포도를 먹은 개에게서 급성 신부전이 유발되었다고 한다.
동물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견 중에는 버려둔 포도껍질을 소량 먹은 개가 급성신부전증을 호소한 경우도 있었다. 어떤 상태의 포도를 먹었느냐에 따라 포도 섭취량이 적더라도 그 독성은 심각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포도가 출하되는 가을철 먹고버린 포도껍질은 개가 닿지않도록 주의하여 처리해 두어야 한다. 후각이 뛰어난 개는 포도의 시큼한 단내를 쉽게 찾아내기 때문이다. 쿠키나 빵 속에 들어있는 건포도도 개가 먹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포도 중독으로 인한 급성 신부전은 먹은 후 24~48시간 사이에 호발하는 편이지만 3일 이상은 신부전 관련 검진을 주의깊게 받을 필요가 있다. 신부전은 초기에 집중적인 치료가 이루어져야 그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가 포도를 먹은지 한시간 이내라고 판단되면 구토를 유도한다. 포도를 먹은 후에도 건강이상이 관찰되지 않더라도 동물병원을 내원하여 수의사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 혈액검사와 뇨검사를 통해 신부전의 진행을 초기에 예측하여 치료 받아야 그 후유증이 적다.

◆초콜렛
초콜렛은 카페인의 일종인 테오브로민(theobromine)이라는 물질이 개와 고양이에게 독성을 끼친다. 이 성분들은 소량 섭취되더라도 구토와 설사, 헐떡임, 갈증, 떨림, 심장 부정맥 등이 유발되며 증상이 악화되면 경련과 심장마비로 인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개는 사람에 비해 테오브로민을 대사하고 분해하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노령, 심장질환, 간부전, 신부전을 가진 기저질환자들은 초콜렛 중독에 더 더욱 취약하다.
소형견은 매우 적은량의 초콜렛 급여에도 위험해질 수 있으므로 보호자가 먹다 떨어뜨린 초콜렛 조각도 소형견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항상 조심하여야 한다. 초콜렛이 함유된 아이스크림, 음료수, 쿠키, 빵도 주의할 대상들이다. 제과 제빵에 사용되는 다크 초콜렛과 코코아파우더는 시판되는 초콜렛보다 그 위험성이 월등히 높다. 코코아 함량이 높을수록 테오브로민 함량도 높기 때문이다.
개가 초콜렛을 먹은지 한 시간 이내라고 판단되면 구토를 유도한다. 구토를 하였더라도 동물병원을 내원하여 수의사의 검진을 받아야 한다. 수의사의 검진이 필요하다. 동물병원에서는 심전도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기저질환이 있는지를 우선 감별한다. 초콜렛 중독에 의한 불안, 헐떡임, 심장부정맥 등의 초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집중 수액 치료가 필요하다. 지속적으로 심장을 체크하며 극한적인 심장마비를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 자일리톨
설탕을 대신하는 자일리톨(Xylitol)은 옥수수, 자작나무 등의 식물에서 추출하는 감미료이다. 블루베리와 자두 같은 과일에도 자일리톨이 일부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사람에게 있어서 자일리톨은 설탕보다 칼로리가 낮고, 혈당 지수도 낮기 때문에 당뇨 환자의 식이 관리와 체중감량을 위한 다이어트에 적합하다. 또한 자일리톨은 치태(치아 플러그)를 예방하고 충치 억제 효과도 있다보니 설탕을 대체하는 건강 식품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껌, 사탕, 유산균음료, 음료수, 아이스크림, 빵, 쿠키, 치약, 어린이 시럽에도 자일리톨이 사용되고 있다. 마트에서 구매하는 대부분의 음료와 가공식품에 자일리톨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반면에 개와 고양이를 비롯하여 영장류가 아닌 모든 동물에게 자일리톨은 매우 위험한 물질이다. 혈중에 빠르게 흡수된 자일리톨은 췌장에서 고농도의 인슐린을 분비시켜 급성 저혈당증을 유발시킨다. 100mg/체중Kg 정도의 자일리톨을 섭취한 개에게서 저혈당증이 관찰되며, 그 섭취량이 많을수록 간부전의 위험성도 높아진다.
사람들이 즐기는 달콤한 기호식품과 가공식품을 개와 고양이에게 먹이지 말라고 당부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개가 자일리톨을 먹었는지를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인지하지 못한다. 건강하던 개가 갑작스럽게 몸을 가누지 못하고 체온이 낮아진다면 저혈당증과 자일리톨 중독을 의심하여야 한다. 가정에서의 응급 처방으로 묽게 탄 설탕물을 한, 두스푼 정도 먹여줄 수 있다. 저혈당증이 맞다면 곧 바로 기력이 회복된다. 하지만 기력이 회복되더라도 동물병원을 내원하여 수의사의 검진을 받아야한다.
수의사는 혈액검사 등을 통해 기저 질환을 확인하고, 집중 수액치료를 통해 자일리톨이 체외로 빨리 배설되도록 유도한다. 간부전으로 악화되지 않도록 치료받아야 한다.

◆가정에서 개를 구토시키는 방법
먹어서는 안되는 독성물질을 먹은 개를 구토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은 약국에서 판매하는 과산화수소수(3%)를 먹이는 방법이 있다. 과산화수소수 급여 용량은 kg당 1cc (체중 5kg당 1티스푼)이다. 어린이 투약병을 이용하여 송곳니와 어금니 사이에 주입하면 쉽게 급여할 수 있다. 급여 후 배를 마사지해주면 위 내에서 거품 포말이 잘 형성되어 구토가 용이해진다. 과산화수소수는 식도와 위점막의 손상이 우려되므로 응급처치 시에 만 정해진 양을 급여해야 한다. 구토 여하에 상관없이 신속히 동물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려인은 양파, 포도, 초콜릿, 자일리톨이 개와 고양이에게는 치명적인 독성을 가지는 음식임을 꼭 기억하자. 반려동물을 직접 키우지 않더라도 주변의 개와 고양이에게 배려삼아 주었던 음식물 중에 개와 고양이를 해치는 성분이 포함되지는 않았는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박순석
수의학박사
서울특별시 동물복지위원
SBS TV 동물농장 수의자문
탑스동물메디컬센터 진료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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