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째 정성껏 손질 두 차례 전달…해외 아동 후원·반찬 봉사활동도
계명대 간호대학원 박사과정 밟아
"암에 걸린 어린아이들에게 고통 속 등불을 밝혀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6년째 머리카락을 기부해 온 의료진이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3천 명에 가까운 계명대 동산병원 교직원 건강검진 상담과 예방접종, 직무 스트레스 관리 등의 업무를 홀로 당당하고 있는 보건관리자 박은진(38) 간호사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17일 오전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에서 만난 박은진 간호사는 "소아암 환우를 위한 모발 기부를 통해 희망이 전해지길 빕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간호사는 어린 소아암 환자를 위해 6년간 2회(2018년, 2020년)에 걸쳐 머리카락을 정성껏 길러 기부했다. 그가 혼자 기부한 머리카락만 50cm가 넘는다. 그는 "임신을 한 뒤 파마나 염색을 하지 못하다 보니 머리를 자르지 않고 기르던 중 우연히 소아암 환자 가발을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이후 머리카락을 최대한 자연건조하며 모발 손상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 머리를 기부하던 2018년 8월 그날을 잊지 못한다. 머리를 잘라 택배 상자에 담는데 아픈 아이들이 가발을 받은 뒤 행복해할 모습이 떠올라 눈물이 날 것 같았다면서 내 머리카락을 소중하고 귀중한 곳에 사용한다는 생각만 해도 뿌듯했다.
박 간호사가 오랫동안 머리카락을 기르다 자르다 보니 웃지 못할 헤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는 "머리를 단발로 잘라갔더니 세 살 난 어린 둘째 아이가 우리 엄마가 아니라며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며 "간혹 주변 사람들이 큰 심경의 변화가 있어 머리를 자른 것이냐며 걱정을 하는 일도 많았다"며 "머리카락을 어깨 정도까지 기르면 지저분해 보이는 상황도 발생하는데 귀찮아서 정리하지 않는 사람처럼 오해받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또한 박 간호사는 고통받는 아이들을 위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주문했다. 소아암 환자는 항암치료를 받으면 머리카락이 빠지게 된다며 많은 어린아이들이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보며 스트레스를 받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모 가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아이의 아픔을 감싸 주기 위해선 200~300명의 모발이 필요하다. 시간도 오래걸리고 수많은 사람들의 정성이 필요하다보니 기부가 잘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가 절실하다라며 일반 가발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비용이 워낙 비싸 인모가발 제작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020년 머리카락을 자른 뒤 또 기르고 있다. 내년 여름쯤이면 또 기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르고 있다면서 흰머리가 나지 않고 검고 건강한 머리카락을 줄 수 있을 때까지는 기부를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박 간호사는 어린 시절 봉사를 생활화하시던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활동도 해왔다. 2008년부터 해외 아동을 후원하고 있으며 처음 인연이 된 8살짜리 아이가 지금은 성인이 됐다며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을 통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독거노인을 위한 반찬 봉사활동과 발벗이 돼드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박 간호사는 전문지식 함양을 위해 계명대 간호대학원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또한 보건교사 2급과 감정노동관리사 자격도 취득했다. 지역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직원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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