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운명',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교향곡과 함께 세계 3대 교향곡으로 불리는 슈베르트의 제8번 '미완성 교향곡'은 말 그대로 '미완성'일까, 아니면 '완성된 교향곡'일까?
교향곡은 보통 4개, 또는 5개 악장으로 구성돼 있다.(근대 이후의 교향곡에서는 그 이상의 경우도 있음) 슈베르트도 자신이 작곡한 9개의 교향곡 중 제8번 '미완성 교향곡'을 제외하고는 모두 4개의 악장으로 구성했다. 그러나 제8번 교향곡은 2악장까지만 쓰고 3악장은 처음 일부만 오케스트레이션(어떤 악상이나 악곡을 관현악으로 표현하는 작업)돼 있고, 4악장은 아예 손도 대지 않았다.
이 작품이 미완성으로 남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먼저 슈베르트가 병이 악화되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있다. 또 워낙 다작의 작곡가이고 건망증이 심했던 슈베르트가 곡을 쓰다 말고 깜빡 잊어버렸을 것이라는 설도 있다. 그리고 1, 2악장 모두 3박자 계통이기 때문에 역시 3박자로 구성한 3악장 스케르초의 악상을 제대로 전개해 나가는 데 애를 먹었던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뚜렷한 증거는 없다.
반면 완성된 작품이라는 설도 있다. 슈베르트 스스로 두 악장만으로도 완벽하다고 생각했기에 더 이상 작곡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평생 슈베르트를 흠모했던 브람스는 이 교향곡에 대해 "이 곡은 형식적으로는 분명히 미완성이지만 내용적으로는 결코 미완성이 아니다. 이 두 악장은 어느 것이나 내용이 충실하며, 그 아름다운 선율은 사람의 영혼을 끝없는 사랑으로 휘어잡기 때문에 누구라도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을 남겼다.
이유야 어떻든 결과적으로 이 작품은 두 개의 악장만으로도 감동을 준다. 1악장은 신비스럽게 시작되며 아름다운 선율이 매력적이다. 2악장은 서정적인 분위기로 위로를 받을 수 있고 곡 전체를 통해 투명한 색채로 소박하며 낭만적인 정취를 남긴다. 청순함과 아름다움이 가득 담겨있는 낭만주의 음악의 일대 금자탑으로 평가되고 있는 이 교향곡은 슈베르트가 그것을 의도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아도 후세인들은 이 작품을 미완성 상태 그대로 완성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실 슈베르트의 인생 자체가 미완성이었다. 1797년에 태어나 1828년, 만 31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제8번 교향곡처럼 어쩜 미완성의 인생을 살고 간 셈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샘솟듯이 흘러나오는 아름답고 우아한 멜로디를 듣다 보면 어느새 음악이 끝나버린다. 이럴 땐 2악장까지만 있는 것이 못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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