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호기심 이용해 거금 빚지게 하고 부모 돈 뜯어내 '가정 파괴'
경찰 "수사 착수해 용의자 추적 중"

경북 경찰이 포항에서 청소년을 상대로 협박을 일삼으며 터무니없는 이자를 뜯어낸 사건(매일신문 5일 자 10면 등)에 대해 본격 수사에 나서면서 사기 일당의 악질적 수법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번 신종 사기 수법은 청소년보다 보호자에게서 돈을 뜯어내는 것이 목적으로 보인다. 사기 일당의 구성원은 주식 투자가를 가장한 사기꾼과 무등록 대부업자다. 사기꾼은 자신이 주식에 해박하다는 점을 앞세워 SNS를 통해 청소년 등을 꾀어낸 뒤 소액을 투자하면 큰 돈으로 불려주겠다고 접근한다.
포항지역 피해자인 A군에게도 투자금을 주면 부풀려주겠다고 해 3만원을 받아갔다. 사기꾼은 얼마 후 '400여 만원의 수익이 생겼으니 받아가라'고 연락했고, '주식거래에 중개수수료가 필요한데 여기에 60만원이 든다'며 추가 비용을 요구했다.
A군은 수익금을 받으면 금방 돈을 갚을 수 있다는 생각에 사기꾼이 소개해준 무등록 대부업자에게 100만원을 빌리기로 하고, 선이자 40만원을 뗀 60만원을 받았다. 일주일 이자가 40%, 연환산 2천 %대 고리였다. 60만원을 받은 A군은 수익금을 기대하며 이 돈을 사기꾼 손에 쥐어줬다.
이때부터 사기꾼의 태도는 돌변했다. A군은 사기꾼에게 수익금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사기꾼은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는 등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돈을 주지 않았다. 어느 순간 수익금 얘기는 사라지고 '빌린 돈을 갚아라'는 협박이 시작됐다.
A군이 돈을 빌릴 때 문서에 적은 부모의 직장과 동생이 다니는 학교, 연락처 등에 시간을 가리지 않고 협박 전화가 걸려왔다. 부모는 사기꾼에게 '돈을 갚을테니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해도 사기꾼은 '직접 만나서 받아야 한다'거나 연락을 받지 않는 등 시간을 끌며 현재도 계속 이자를 불려 나가고 있다.
A군 부모는 "학생의 호기심을 악용해 한 가정을 파탄으로 몰아넣는 이런 악질적 범죄를 경찰이 뿌리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내사에 착수했던 경찰은 최근 사건을 수사로 전환해 용의자 추적에 들어갔다. 포항북부경찰서 관계자는 "수법으로 보아 신종 보이스피싱 사기로 파악된다"며 "현재 용의자를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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