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학자 마저도…"'예타 면제' 가덕도 신공항, 제2의 4대강 사업"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를 찾아 국민의힘 부산시장 예비후보들과 함께 가덕도 신공항 예정 부지를 둘러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부산을 찾아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재정학 권위자이자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강하게 비판해온 진보 성향의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가덕도 신공항 사업도 막대한 예산 낭비를 초래하는 '제2의 4대강 사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15일 자신의 블로그에 "'예타 면제'라는 칼을 함부로 휘둘러서는 안 된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 교수는 "예비타당성조사 제도가 완전히 허수아비로 전락하고 그 결과 천문학적 예산 낭비가 일어났던 결정적 사례가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4대강 사업'"이라며 "소위 '예타 면제' 규정을 악용함으로써 그런 엄청난 낭비를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최근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둘러싸고 이 예타 면제의 예외 조항이 또다시 논란의 핵심으로 등장할 조짐이 보인다"라며 "얼마 전 여야 합의로 전격 통과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이것이 엄청난 예산 낭비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이 교수는 "야당까지 가세해 특별법을 통과시킨 것은 결국 이 사업이 경제적 목적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에서 추진되고 있음을 잘 말해 주고 있다"며 "그러니까 가덕도 신공항 사업이 제2의 4대강 사업이 될 수 있다는 뼈아픈 지적이 나오게 된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아무 사업에나 마구잡이로 예타 면제를 적용하는 무리수를 두어 가면서까지 토목사업을 밀어붙이는 것은 절대 반대"라며 "토목사업을 하되 경제성이 명백하게 확인된 것에 한해 규정과 절차에 맞도록 추진해야 마땅한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