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현스님 칠곡 동명 정암사 주지
요즘 신학기가 되어 한 학년 올라가는 학생들 마음이 부풀어 올라서 매우 들떠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매스컴을 통해 유명한 운동선수, 연예인들이 학교 폭력의 과거 주인공이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부모님들과 학생들이 학교를 두려움의 장소로 떠올린다면 이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유명하고 특별하지 않아도 다른 학생을 괴롭혔던 사람도 있겠지만, 사회의 명성을 한 눈에 받던, 우리가 좋아했던 유명인사가 학창시절에 자신의 우월감을 나타내기 위해 나보다 가정형편이 어렵다거나, 신체적으로 약하다거나, 공부에서 뒤진 친구들을 괴롭혀서 희열을 느꼈던 학생이었다면 지금 아무리 인기 절정이라도 눈살을 찌푸리지 않을 수가 없다. 모든 재능은 인성이 바탕이 되어서 이루어졌을 때 그 아름다움은 더할 나위가 없다. 조금이라도 피해 학생의 심정으로 돌아가봤다면 이렇게 큰 상처를 남기는 일은 하지 않았을 것인데 하는 생각이 든다.
한참 새싹이 돋아오는 것만 봐도 마음이 설레고 부끄러워하고 가슴이 뛰는 친구들을 새싹 밟아 버리듯이 잔혹하게 밟고, 뜀뛰기를 시키고, 용돈을 뺏고, 이유 없이 빨리 오면 빨리 왔다고 때리고, 늦게 오면 늦게 왔다고 때리며, 같은 동료끼리 자기 말을 안 듣는다 하여 물을 뒤집어씌우고, 어둡고 침침한 곳에 가두고, 낄낄대며 비웃고, 이러한 행동을 저질렀다는 것은 언론을 보는 우리 자신도 도저히 믿기 어려울 정도다.
피해 학생이 받은 마음의 상처는 우리가 판단하는 것 이상으로 존재감이 없고, 자신의 가치성도 느끼지 못하며, 같은 동료끼리 왕따, 공갈, 협박, 모욕 등 당하는 것은 모든 세상사 일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며 세상을 등지고 싶은 마음, 원한으로 가득 찬 눈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게 된다. 또는 우울증으로 발전해 학창시절의 트라우마가 지워지지 않아 괴로워하는 것이 사실이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성격형성과 감정이 학창시절에 가장 많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문화생활도 그때 보고 느낀 것으로 평생 살아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 시절에 감성이 풍부해야 할 나이에 누군가에게서 짓눌리고 억압당하고 살았다면 어른이 되어서 어떤 성격의 소유자가 될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다.
가해자는 나의 유명세 때문에 잘못했다고 하는 가식적인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피해자를 만나서솔직하게 그 시절 자기의 심정을 토로하고 용서와 진 참회를 해야 할 것이다.
피해자도 분노를 오래 가지고 있으면 나에게 자비로운 마음이 없어져 버리니 가해자가 참회를 한다면 용서를 해주는 것이 나 자신에게도 좋다.
그리고 사회에서도 법적인 제도를 마련하여 대처를 해야 되겠지만 그보다 각자의 가정에서 부모님들이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친구와의 우정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들을 잘 훈육하여 좋은 관계를 맺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원한은 '이 사람이 나에게 손해를 끼쳤다, 손해를 끼친다, 끼칠 것이다'라고 해서 생기는데 '정법염처경'에는 "분노는 지옥으로 이끄는 첫 번째 원인이며, 사람을 지옥으로 가게 하니, 마치 노끈처럼 너를 결박해 지금 이런 고통을 받게 한다. 마음이 분노에 얽혀 판단력이 없는 사람은, 항상 분노를 버리지 않고 언제나 그 마음이 고요하지 않는 것이 마치 굴속에 뱀과 같다. 그리고 화내는 마음은 좋은 법의 곡식들이 잘 익은 뒤에 내리는 우박과 같아서 좋은 곡식들을 못 쓰게 만든다. 오직 바른 지혜의 눈만이 그 어두움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다"고 말씀하신다. 진솔한 진 참회가 되었을 때, 순식간에 화의 얼음이 스르르 녹아질 것이다.
화내는 마음은 불과 같아서 모든 계율과 법과 바른행을 부셔버리고 마음속에 머무르면서 마치 원수의 집에 들어간 것과 같다. 화내는 마음을 버려라. 자비가 그것을 다스린다.
칠곡 동명 정암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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