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시 한 빌라에서 방치돼 숨진 3세 여아의 외할머니로 알려졌으나 유전자 검사 결과 '친모'로 확인된 A씨(49)가 딸 B씨(22)의 임신 사실을 출산이 임박해서야 알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딸인 B씨의 배가 불러오자 '살이 조금 찐 것 같다'고 여겼다가 출산을 앞두고 B씨가 얘기해 딸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경찰은 이미 임신 중이던 A씨가 딸이 여자 아이를 임신한 사실을 알게 된 후 '아기 바꿔치기'를 계획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출산 뒤 한 산후조리원을 거쳐 친정에 아기를 맡긴 후 몸조리를 했다. 경찰은 부적절한 관계로 임신 사실을 숨겨왔던 A씨가 마침 여아를 출산했고 딸 B씨가 비슷한 시기에 여아를 낳자 두 아기를 바꿔치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B씨가 몸조리를 위해 친정으로 오자 자신이 낳은 아기를 손녀로 둔갑시켰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출산과 출생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산파에게 출산을 부탁했거나 민간 시설을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출산 뒤 위탁모 등에게 아기를 맡긴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결국 B씨는 아버지가 다른 여동생을 자신의 아이로 알고 출생신고를 한 뒤 키워왔다. 하지만 이혼 후 재혼한 B씨는 "전 남편의 아이라서 보기 싫다"며 동생을 6개월간 방치해 숨지게 했다. B씨의 '진짜 딸'로 추정되는 여아의 소재는 지금까지 오리무중이다.
아기를 바꿔치기한 혐의(미성년자 약취)로 구속된 A씨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지난 11일 대구지법 김천지원에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한 그는 취재진 앞에서 "딸을 낳은 적이 없다"며 "숨진 아이는 내 딸이 낳은 딸이 맞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B씨가 낳은 아이의 출산 기록과 출생 신고는 돼 있지만 A씨의 출산 기록과 출생 신고는 없는 점에 주목하고 구미시와 공조해 민간 산파와 위탁모를 수소문하고 있다.
경찰은 사라진 아이가 숨졌을 가능성도 열어놓고 지난 2년간 변사체로 발견된 영아 사건을 재검토하고 있다. 숨진 아이와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시설에 맡겨진 아이들도 조사 중이다.
한편, MBC 실화탐사대는 지난 12일 구미 3세 여아 사망 사건의 피해 아동의 얼굴을 공개했다. 실화탐사대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구미 3세 여아 사건 제보를 기다립니다'라는 제목의 영상과 함께 아이의 생전 사진을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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