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직 던지자 15%p 수직상승…영남·서울·충청권 폭넓은 지지
보수 넘어 중도층 확장 기대감…일각선 "반짝 고공행진" 관측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직(職)을 던지고부터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고 있다. 최근 들어 발표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1위를 기록한데다 한 조사에서는 직전 달과 비교해 15%포인트(p)나 상승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뚜렷한 차기 대선 주자가 보이지 않던 보수 야권에 윤 전 총장이 구심점으로 우뚝설 지 귀추가 주목된다.
12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9~11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천3명에게 차기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자유응답 방식으로 물은 결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윤 전 총장이 각각 24% 동률로 1위에 올랐다. 갤럽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이 1위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전 총장 입장에서 더 고무적인 점은 한 달 전 같은 조사(9%)보다 선호도가 15%p 상승한 반면 이 지사는 3%p 하락했다는 것이다. 야권에서 윤 전 총장 경쟁 상대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3%, 홍준표 무소속 의원(대구 수성을)은 그보다 더 낮은 2%를 보였다.
윤 전 총장은 앞서도 총장직에서 물러나자마자 각기 다른 두 여론조사 모두 가장 앞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하고 윤 전 총장과 정권의 갈등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무렵 여론조사 순위도 함께 내려앉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 때문에 보수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치솟는 지지율에 힘입어 반(反)문재인 진영의 구심점이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비친다.
정치권 관계자는 "갤럽 조사를 세부적으로 보면 윤 총장은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같은 전통적 보수 강세 지역 외에도 서울(24%)과 대전·세종·충청(30%)에서도 이 지사를 크게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성향 보수층(42%) 뿐만 아니라 '캐스팅 보트'인 중도층(30%)에도 확장성이 있음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이 사의를 표명하며 내건 '정의'와 '공정'이라는 가치가 국민의힘, 국민의당의 '정권 심판'과 '방향성'이 같다. 최근 여론조사가 보여주듯 그의 존재감이 커질수록 기존 주자들은 희미해져 결국 '정권 교체'를 원하는 정파 모두 윤 전 총장에게 손을 내밀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일종의 컨벤션 효과로 '윤석열 현상'이 나타났지만 이러한 고공행진이 계속 갈 수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 관측도 나온다.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어떤 변화가 올지, 가족 관련 수사가 어떤 결과가 나올지에 따라서 부침을 겪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대구경북 한 의원은 "윤 전 총장 지지율은 일종의 '상징왜곡'"이라며 "지역을 다녀보면 이구동성으로 윤 전 총장에 대해 '시원하다'고 입을 모으는데 이건 사실이 아니라 느낌이다. 대중이 상상하던 윤석열과 실제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면 지지율은 빠질 수밖에 없다"고 평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표본오차 ±3.1%p(95% 신뢰수준)에 응답률은 14%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