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득량지구 재건축 안전진단…주민들 "못 믿겠다"

입력 2021-03-11 16:57:12 수정 2021-03-11 22:09:45

10일부터 업체 측 안전진단업체 투입해 계측 실시
市 "시공사 진단결과 실시간 공유"

포항 득량지구 재건축 공사 현장 주변에 지반침하 현상이 일어나면서 지난 10일 시공사인 신원종합개발 측이 뒤틀린 보도블럭을 보수 공사하고 있다. 주민 제공
포항 득량지구 재건축 공사 현장 주변에 지반침하 현상이 일어나면서 지난 10일 시공사인 신원종합개발 측이 뒤틀린 보도블럭을 보수 공사하고 있다. 주민 제공

경북 포항 득량지구 재건축 공사현장 주변 지반침하 문제(매일신문 11일자 9면)에 대한 안전진단이 시작됐다.

그러나 주민들은 업체 측이 일방적으로 진행 중인 안전진단 방식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드러내고 있어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11일 득량지구(북구 양학동) 인근 주민 10여 명은 지반침하로 인한 건축물 파손 민원 접수 및 포항시의 관련 조치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포항시를 항의 방문했다.

포항시 관계자와 득량지구 재건축사업 시공사인 신원종합개발㈜ 관계자들도 함께 모이면서 이 자리는 3자간 임시회의 성격을 띄게 됐다.

신원종합개발 측에 따르면 지난 10일부터 감리사 직원들이 현장에 투입돼 지반 침하 정도와 주택 기울기 등에 대한 계측 활동에 들어갔다. 안전진단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최소 1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신원종합개발 관계자는 "침하 정도와 원인을 분석하고, 효과적인 대처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공사 초기 주요 거점마다 계측기를 설치했다. 이를 토대로 새롭게 안전진단을 하고 있으며 주민들이 느끼기에 부족하다면 추가 계측기 설치도 고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현재 안전진단을 시행하는 업체가 공사 사전점검 과정에서 이미 참여했던 업체라며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주민 A씨는 "10일 안전진단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전문 장비도 없이 눈으로만 훑어보고 갔다. 사전 안전진단에 참여했던 업체가 이제 와서 당초 진단이 잘못됐다는 결과를 내놓겠냐"면서 "진단 결과가 나오기까지 한두 달이 지체되면 이미 지반침하의 주 원인인 파일항타 작업이 끝난다. 최소 진단결과가 나올 때까지 현 공사를 중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민 항의가 이어지면서 포항시는 주민과 시공사, 포항시가 함께 참여하는 3자 간 협의체를 구성하고 공동 모니터링을 지속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해천 포항시 공동주택과장은 "우선 주민대표단을 꾸려 안전진단에 관한 실시간 결과를 공유하고, 주택 붕괴 등에 대비한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최소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지반침하 현장에서 3자가 함께 공동 점검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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