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서구 고고미팅’ 첫 성혼 커플 서명숙의 사연

입력 2021-03-09 14:50:00

30대 중반의 직장 여성인 나는 오랫동안 짝이 없이 허전해하며 지내고 있었다.

어쩌면 혼자 살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좋은 짝을 만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소망도 가지고 있었다. 그 소망을 위해 작은 노력은 해야 한다고 다짐은 했지만 코로나19로 외출도 쉽지 않아 마음에는 외로움이 쌓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달서구 만남 프로그램, 고고미팅' 관련 뉴스를 통해 달서구청에서 미혼남녀들에게 만남의 기회를 준다는 소식을 접하였고, 나는 적극적으로 신청하게 되었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6일, 미팅 장소인 월광수변공원 근처 카페에 나갔다. 내 앞에는 정장을 입고 면 가방을 들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5대5 미팅에서 그 사람과의 대화시간은 10분 남짓, 서로를 알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떠나려는 찰나 그 남자는 '이대로는 아쉽다고, 더 알고 싶다'며 나를 붙잡았다. "나도 아쉬워요.…"

우리는 월광수변공원을 걸으며 진솔한 대화를 나누었다. 그 시간마저 부족해서 우리는 다시 카페에 들어가 긴 대화를 했다. 서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였고 그날 이후로 우리는 문자를 주고받다 매일 전화를 하는 사이가 되었다. 잔잔한 행복이었다. 그 잔잔함이 '이 사람과 더 깊어지지 않고 이대로 전화만 하는 사이로 끝이 나는 걸까?' 하는 불안함으로 변해가던 추운 12월의 겨울이었다. 군무원인 남자는 자택대기로 나를 만나러 올 수가 없어서, 내가 남자를 만나러 가게 되었다.

그렇게 금호강변의 야외 데이트가 시작되었고, 매서운 겨울바람도 더 이상 나를 외롭게 할 수 없었다. 바람을 피하려고 손을 잡고 팔짱을 끼며 더 가까워졌다. 카페에서 그는 '당신 같은 사람을 다시는 못 만날 것 같다'며 사랑 고백을 했다. "나도 그래요"

군무원인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사택대기를 종종 했지만 우리의 사랑을 막을 수는 없었다. 마침내 2021년 2월 6일! 만난 지 딱 90일째 되는 날, 결혼에 이르게 되었다.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그 남자, 내 짝은 나를 무척이나 두근거리고 설레게 한다. 이 사람과 늘 함께 있고 싶다고, 이 터질 듯 두근거리는 마음이 영원하길 기도해본다. 그리고, 지금도 외로운 미혼남녀 여러분. 달서구 고고미팅에서 좋은 짝 만나 행복하길 바랍니다.

서명숙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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