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는 유럽에서?···EU·동남아 일부 국가 '백신 여권' 제도 준비 중

입력 2021-03-08 17:26:31 수정 2021-03-08 17:39:07


영국 여권과 코로나19 면역 여권(탑승권) 사진. BBC 홈페이지 갈무리
영국 여권과 코로나19 면역 여권(탑승권) 사진. BBC 홈페이지 갈무리

여행에 목 말라 있는 사람들을 위해,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여행 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백신 여권'을 도입하자는 여론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관광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국가들이 여름 휴가 성수기를 맞이하여 더욱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이미 일부 국가들은 제도 도입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는 것이다.

그리스와 스페인은 유럽연합(EU)에 디지털 백신 여권을 도입해 출입국 제한을 낮출 수 있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에서는 백신 접종증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은 최근 체육관과 음식점 등을 출입하기 위한 디지털 백신 접종증을 발급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또 그리스와 사이프러스 등 EU 국가와 사전에 협의해 격리를 면제하는 '트래블 버블'을 시험적으로 실시키로 합의했다.

사이프러스는 오는 5월부터 백신을 접종한 영국민은 자유롭게 입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회원국 내부는 물론 더 나아가 EU 외부 국가까지 백신 여권을 도입해 왕래를 자유롭게 하는 방안을 이번 달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WP가 전했다.

중국의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7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다른 나라들과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상호 인증을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태국도 백신 접종 증명서를 갖고 입국하는 방문자들에게 2주 격리를 면제해주고 일부 제한 조치를 완화해주면서 자국민도 상대 국가에서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서 사진. AP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 증서 사진. AP 연합뉴스

하지만 백신 여권을 어떤 형태로 발급할지는 불확실하다. 이스라엘처럼 조작이 어려운 QR 코드 방식으로 진행될 것일지, 다른 대책 방안을 모색할지 정해진 바 없다. 백신 접종 비율이 제각각인 EU에서 공통분모를 찾아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백신여권'을 발급한다고 해서 여행이 간편해진다는 뜻은 아니다. 다양하고 다수의 문제점들이 예상된다.

예를 들면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시민을 차별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특히 소수 인종이나 임신부, 또는 백신 접종 후순위인 젊은층이 그렇다.

게다가 백신을 접종하고 증상이 없더라도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 있다는 학계의 지적도 있다. EU가 승인하지 않은 러시아나 중국의 백신을 접종했을 경우에 백신 여권을 발급할지, 변이가 퍼져 백신 효과가 떨어질 때는 어떻게 할지도 풀어야 할 과제다.

이 밖에도 디지털 기계에 익숙하지 않은 노인층이 불이익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더불어 디지털 백신 여권을 제작하면 여행객의 동선을 파악해 사생활이 침해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백신 접종 초기에 진입한 만큼 각국은 여행에 대한 정책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의료진들이 이제껏 버텨온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다. 또는 가뭄으로 시달리고 있는 관광업에 숨통이 트이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상호 세심하게 조사하여 진행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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