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그립습니다] 뚱아, 너의 귀여움은 눈총 주던 이웃들의 마음도 녹여 버렸지

입력 2021-03-08 14:30:00 수정 2021-03-11 01:21:37

뚱아, 네가 떠난 지 벌써 한 달이 되었구나. 병원에서 연락을 받고 얼마나 당황을 했던지… 너는 결국 무지개다리를 건너고 말았지. 그 어려운 수술도 견뎌 내고 원기를 회복했었는데 아마도 그날까지가 네가 타고난 운명이었나 보다. 하늘나라에서는 지낼 만하니? 여기서 누리지 못했던 모든 것들 거기서는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거기서 맘껏 뛰어놀고. 음식 조절 없이 잘 지낼 거라 믿는다.

네가 처음 우리에게 왔을 때, 이웃에서 참 많은 눈치를 받았었어. 하지만 세월이 흘러 친구가 하나씩 늘어 가면서 이웃의 따가운 눈치가 귀여움으로 바뀌어 가더구나. 살랑살랑산책이라도 가는 날이면 모두가 귀엽다고 한마디씩 했었는데, 배달 오토바이에 부딪혀 사고 나던 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안정이 되지 않는구나. 다행히 훌륭한 의사 선생님을 만나 수술도 잘 하고 회복도 잘 돼서 다시 할머니와 배수지 공원을 거닐 수 있었지.

뚱아 슬픈 소식도 있단다. 네가 하늘나라로 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구멍가게 할머니께서도 하늘나라로 가셨단다. 구멍가게 할머니와 함께하던 복실이는 할머니의 손녀가 돌보아 주기로 해서 포항으로 갔단다. 복실이도 너와 같은 곳에서 무지개다리를 건너기로 약속 했었는데… 낯선 친구보다는 같이 지내던 복실이를 만나게 되면 하늘나라에서도 또 다정하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이번에는 기쁜 소식이란다. 아파트 일층에 살던 뽀미가 귀여운 아가를 셋이나 낳았단다. 이제 겨우 눈가림을 한다더라. 뚱아랑 같이 산책도 하고 잘 놀아 주었었는데 네가 하늘나라로 가고 나서는 할머니는 너를 보는 기분으로 뽀미를 돌보아 주셨단다. 뽀미 할머니랑 뚱아 할머니랑 단짝이었잖니. 뚱아야!! 할머니는 뽀미의 아가 중에서 한 아기를 데리고 오실 생각이란다. 사실 뚱아가 가고 난 후로 할머니가 너무 슬퍼하시고 힘들어하셨단다. 할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나시고 너를 데리고 와서 할머니가 얼마나 위로를 받았는지 모른다고 늘 그러셨거든. 사람도 마찬가지란다. 누가 누구에게 힘이 되어주고 위로가 된다는 것. 웃음을 잃었을 때 미소를 머금게 해 주는 것. 어깨가 축 처졌을 때 용기를 주고 희망을 불어넣어서 어깨를 펴게 해주는 일들.

너희들의 역할이나 한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베풀어 주는 배려는 같은 거란다. 위로해 주고 위로받는 것. 할머니는 그런 걸 바라시는지도 모른단다. 이제 뽀미의 아가를 데리고 오면 아마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실 때까지 영원히 같이할 파트너가 될 것 같아. 어제 성주 펫헤븐에 다녀왔단다. 널 보러 말이야. 정원의 연산홍은 꽃봉우리를 만들고 있더라. 꽃이 피면 아름다운 정원이 될 텐데, 그때 다시 소식 전할게. 사랑한다 뚱아!

<경북 성주 반려동물 장례식장 강아지 펫헤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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