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광고, 60만원 빌려주고 사례비 '40만원' 요구
제때 못갚으면 가족·지인 등 주변에 전화해 협박까지 일삼아

포항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군은 친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 주식 투자에 동참해볼 생각에 돈을 마련해 보기로 했다. 그러던 중에 지난달 중순쯤 우연한 기회에 소액을 빌려준다는 SNS를 접한 A군은 발신처로 메시지를 보냈다.
A군의 메시지를 받은 B씨는 포항 KTX 역사에서 만나자고 했다. A군은 B씨에게 주민등록번호와 가족 전화번호 등을 넘긴 뒤 60만원을 받았다. B씨는 이 순간을 동영상으로 기록했다. 이 때가 지난달 18일이었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A군의 악몽은 시작됐다. 일주일치 이자 40만원을 포함해 100만원을 입금하라는 전화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지난 2일 개학 후 등교하는 첫 날에는 "교장에게 전화해 너를 파멸시키겠다. 중학교 가는 네 동생은 어떻게 할까"라며 A군을 협박했다. 부모와 삼촌이 다니는 직장에도 전화해 협박을 일삼았다.
A군은 자신 말고도 여러 명의 피해자가 있다며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일상이 엉망이 됐다며 후회했다. A군처럼 돈이 필요한 청소년을 유인해 단기로 소액을 빌려준 뒤 고액 이자를 챙기는 이들의 활동이 최근 포항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다.
B씨 등은 SNS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접근해 30만~60만 원 정도의 소액을 일주일간 단기로 빌려주는 방식으로 영업하고 있다. 친근한 지인 간의 거래처럼 보이게 하려고 '이자'라는 말 대신 '수고비'나 '사례비'라는 용어를 쓰기도 한다.
빌리는 돈은 소액이지만 연 3천% 이상의 '고금리 소액 사채'여서 원리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법정 최고이자(연 24%)보다 높은 이자를 받으면 불법이다.
이들은 신분 확인을 빌미로 가족이나 친지의 연락처 등을 요구하고 있어 개인정보 유출이나 불법 추심 등 2차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A군 부모는 "아들 잘못도 있기에 만나서 돈을 갚겠다고 했다. 아들과 가족 정보, 돈을 빌렸을 때 작성했던 서류 등을 모두 없앤다는 것을 확인 후 돈을 주려고 했지만 B씨는 계좌에 돈을 입금하라며 협박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했다.
포항 한 변호사는 "청소년들에게 고리의 사채를 쓰게 하는 것이나 협박도 모두 엄벌에 처해지는 사안"이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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