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6세기 시칠리아섬 아크라가스의 독재자 팔라리스는 아테네의 발명가 페릴루스에게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고문 도구를 만들라'고 명령했다. 독재자의 명령을 어길 경우 처형될 것을 두려워한 페릴루스는 무수한 고민 끝에 '놋쇠 황소'를 발명했다.
놋쇠로 만든 황소는 그 속에 사람을 가두고 아래에 불을 질러 천천히 사람을 익혀 죽이는 고문·살인 장치이다. 놋쇠 황소 안에 들어간 사람이 산 채로 구워지면서 내는 비명 소리가 정밀하게 설계된 소 입 부분과 연결된 금관을 울려 마치 황소가 우는 소리처럼 들렸다고 한다.
독재자 팔라리스는 무수히 많은 정적들을 이 무시무시한 고문 도구로 처참하게 살해했다. 아이로니컬하게도 가장 먼저 이 놋쇠 황소 처형을 당한 사람은 발명가 페릴루스였다. 더욱 아이로니컬한 것은 팔라리스 자신 또한 권력에서 쫓겨나 놋쇠 황소의 배 속에서 처참한 최후를 마쳤다.
문재인 정권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설치한 데 이어,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국가수사본부'(국수본)를 출범시키고, 이제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까지 만들어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빼앗겠다는 기세다.
준사법기관인 검찰의 독립적 수사 기능을 박탈함으로써, 수사기관을 '문재인의 놋쇠 황소'로 만들겠다는 발상이다. 검찰의 수사 기능이 없어지면 '살아 있는 권력'은 범죄의 처벌로부터 자유로워진다. 이미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운전기사 폭행 사건 경찰 수사와 조국 일가에 대한 수사·재판 등에서 그 조짐을 보고 있다.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영원히 권좌에 남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설사 더불어민주당이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1년 남짓 후 '문재인 대통령은 죽은 권력'이 될 수밖에 없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레임덕에 빠진) 대통령 '패싱' 검찰 인사가 이를 예고하고 있다. 살아 있는 권력에 빌붙어 살아가는 사냥개가 할 일은 죽은 권력을 물어뜯는 것뿐이다. 그들은 그렇게라도 존재의 의미를 찾고자 할 것이다.
살아 있는 권력의 비리·범죄가 판치는 세상에서 공수처, 국수본, 중수청 세 마리의 사냥개가 죽은 문재인 정권을 물어뜯으며, 국민 위에 군림하는 그런 세상을 문재인 대통령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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