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인타운에서 한국계 남성을 겨냥한 무차별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들이 "칭총(ching chong·아시아계 미국인을 비하하는 은어)", "중국 바이러스(china virus)"라는 발언과 함께 주먹을 휘둘러 현지 경찰은 이를 증오범죄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LA 한인사회와 N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 공군 예비역인 한인 2세 데니 김(27)씨는 지난 16일 저녁 코리아타운에서 마주친 히스패닉계 남성 2명에게 '묻지 마' 폭행을 당했다.
김씨는 가해자들의 구타에 코뼈가 부러지고 두 눈에 멍이 들었다.
김씨는 "그들은 나에게 '칭총' '중국 바이러스'라고 소리 지르다 나를 때렸고, 나는 땅바닥에 쓰러졌다"며 "얼굴을 보면 알겠지만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며 "그저 목숨을 지키고 싶었다"고 했다.
인근에 있던 김씨의 지인인 조지프 차씨가 나타나 김씨는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차씨는 "그들에게 그만하라고 소리쳤더니, 내게도 인종차별적인 욕설을 했다"고 말했다.
LA 경찰국(LAPD)은 이 사건을 혐오범죄로 보고 이 일대의 CCTV 영상과 목격자들을 확보하는 등 용의자 추적에 나섰다.
김씨는 공군 복무 시절 "인종 문제 때문에 많은 미묘한 차별을 경험했다"며 "나는 어디에 소속돼있다고 느껴본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김씨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접수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혐오 범죄 사건이 3천 건을 넘는다면서 "그들이 한 행위는 공정하지 않고 혐오로 가득 차 있다"며 혐오를 멈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아시안아메리칸 정의추진센터 LA 지부의 코니 정 조 대표는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이 증오범죄로 겁에 질려 있는 상황에서 김씨가 사건을 공론화한 것은 용감한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코리아타운을 지역구로 둔 미겔 산티아고 캘리포니아 주하원의원은 성명을 내고 "김씨가 인종차별적 조롱과 폭행을 당한 것은 명백한 증오범죄"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씨는 최근 LA 카운티에서 괴롭힘과 폭행, 차별을 당한 아시아·태평양계 주민 240여명 중 한 명"이라며 "우리는 방관자가 될 수 없고 일어서야 한다"며 적극적으로 대응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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