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주기별 자산운용 ‘TDF’ 지난해 5.2조 수탁…안전자산 투자 매력

입력 2021-02-22 17:15:30

은퇴 목표 연령대 고려…가입 초반엔 공격적, 후반엔 안정적
2018년 처음 수탁고 1조원 넘긴 뒤 매년 증가 추세, 지난해 8~9%대 수익도

은퇴 관련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은퇴 관련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일명 라이프사이클펀드라 불리는 타깃데이트펀드(TDF) 시장 규모가 지난해 대폭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시점과 은퇴 목표 등 생애주기별 연령대에 따라 적정 수익률을 내 주니 안전자산 투자에 선호된다. TDF 전성시대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TDF 수탁고가 5조2천억원으로 전년 말(3조3천억원)보다 56.8% 늘었다. 2017년 6천780억원이던 TDF 수탁고는 2018년 1조3천730억원으로 처음 1조원을 넘긴 뒤 매년 급성장 중이다. 펀드 수도 2019년 68개에서 지난해 107개로 늘었다.

TDF란 가입자 목표 은퇴 시기에 맞춰 주식 등 위험자산과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조정해 관리해 주는 펀드다. 투자자가 젊을 때는 해외 주식 등 고위험 상품에 투자한다. 반대로 은퇴 시점이 다가올 땐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늘린다.

펀드 이름 뒤에는 2040, 2045 등 숫자가 붙는데, 이는 은퇴 목표 연령대를 의미한다. 2055년 은퇴 예정이라면 'TDF 2055' 상품에 가입하는 식이다.

최근 높아진 TDF 인기는 고령화 시대 대응 전략과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고용 불안정에 따른 것이다. 저금리, 저성과에 실망한 가입자들이 비교적 고수익의 TDF에 눈을 돌리며 노후자산 증식 필수 상품으로 고려하는 추세다.

실제 지난해 국내 TDF 상품 100여 개의 평균 수익률은 8%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글로벌 지수가 14.3% 오른 지난해 상승장에선 평균 9.7%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장기투자 성과가 좋았다. 최근 2년 수익률은 22.98%, 5년 수익률은 39.59%를 각각 기록했다.

연금저축 계좌를 통한 적립식 투자 수요도 컸다. 연금저축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를 통해 TDF에 가입하면 연간 700만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어서다. 지난해 TDF 5조2천억원 중 퇴직연금에서 유입된 규모만 3조1천억원(전체의 61.6%)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단점도 있다. 장기투자 상품인 만큼 중도 해지시 환매 수수료가 발생한다. 단기투자용으로는 적절치 않다는 뜻이다. 원금보장형 상품이 아니다 보니 투자 손실도 투자자가 감당해야 할 리스크다.

전문가들은 TDF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고령화로 연금시장이 커진 만큼 은퇴자산 관리 수요가 늘었고, 투자자 개인이 고민할 필요 없이 운용사가 알아서 자산을 배분해 주니 TDF로 돈이 몰릴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금융업계는 운용사 성과나 자산 비중, 수수료, 세제 혜택 등을 고려해 상품을 택할 때 기대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오무영 금융투자협회 산업전략본부 본부장은 "일반 투자자가 글로벌 자본시장의 성과를 향유할 수 있는 검증된 운용방법이 TDF"라며 "생애주기 관점에서 장기·분산투자 수단으로 TDF를 활용한다면 노후자금을 안정적으로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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