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 진상규명·의료공백 재발방지·의료공공성 강화 요구

지난해 코로나19 1차 대유행 때 의료공백으로 숨진 정유엽(17) 군의 아버지가 의료공백에 대한 진상규명과 의료공공성 강화 등을 요구하며 22일 오전 경산을 출발해 청와대까지 368㎞ 도보행진을 시작했다.
정 군의 아버지 정성재(54) 씨는 이날 경산중앙병원 앞에서 정유엽사망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가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아들을 떠나보내고 지난 1년 동안 코로나19 여러 토론회에 참석하고 관련 전문가들을 만나보니 우리 사회 의료공공성 부족이 낳은 의료공백 때문에 아들이 숨졌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들이 살아있다면 자신의 이름이 허무하게 사라지지 않고 의미를 되새길 수 있고 사회의 불합리한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지며 자신과 같은 부당한 죽음이 없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을 것 같다"면서 "유엽이 죽음에 대한 정부 차원 진상조사를 통해 의료공백 대책이 마련되고 의료전달체계 및 공공의료확대를 통해 모두가 평등하게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길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 군의 유족과 대책위는 이번 도보행진과 청와대 청원 등을 통해 ▷정 군이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의료공백에 대한 진상규명과 의료전달체계 ▷정부의 감염병 대응체계 정비와 감염병 대응 지침 개선 등을 통한 재발방지 대책 마련 ▷공공병원 확충과 민간의료기관의 사회적 책무 강화 등을 포함한 의료공공성 강화를 요구한다.
이날 오전 9시 출발한 정 씨와 대책위 관계자들은 19㎞가량 행진을 했고 오후 3시가 지나서 영남대의료원에 도착했다. 정 씨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앞으로 우리 공공의료가 갈 길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발언으로 첫날 행진을 마무리했다.
정 씨와 대책위 관계자는 청와대까지 24일 동안 도보 행진을 한다. 도보행진 종료 다음날인 다음달 18일 오전에는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후에는 정 군 사망 1주기를 맞아 경산에서 추모제를 열 계획이다.
정 군은 지난해 3월 12일 오후 고열 증세로 집 근처인 경산중앙병원 선별진료소를 찾았으나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돼 치료를 받지 못하고 귀가했다. 다시 하루 만에 상태가 악화된 정 군은 구급차 대신 아버지 차를 타고 영남대병원에 입원했지만 엿새 만에 급성폐렴으로 목숨을 잃었다. 당시 정 군은 13차례나 코로나검사를 받았고 최종 음성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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