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남부지역 공동 이용 복합문화시설 추진
경북 지자체도 적극적인 벤치마킹 필요하다!
경북 청도군 금천면은 대구와 울산 등 대도시 사람들이 전원주택지로 관심을 두는 곳이다. 운문댐을 거쳐 동창천이 밀양을 향해 흐르는 곳으로 위로는 청도군 운문면, 아래로는 매전면과 이어져 있다.
은퇴 후 제2의 삶을 설계하려고 금천면 일대를 가끔 찾은 적이 있는데, 눈에 띄는 시설이 있다. 동곡리 새들보에서 운문댐으로 가는 하천과 도로 사이에 우레탄 포장으로 시공한 자전거도로와 보행로다. 도심 하천 둔치나 체육공원에서 볼 수 있는 우레탄 포장을 주민도 별로 없는 이곳에 왜 했을까.
처음에는 누가 여기까지 와서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를 하느냐는 생각에 예산 낭비라고 여겼다.
그런데 주변을 둘러보니 금천체육공원이 조성돼 있고 펜션도 많아 캠핑이나 숙박을 하면서 자전거를 타기에 좋은 곳으로 보였다. 자전거 전용도로라 교통사고 위험도 없었고, 강변과 농촌 들녘 사이에 난 길이라 달리거나 걷기에도 최적의 환경을 갖췄다.
우리나라 농촌은 인구 감소로 죽어가고 있다. 한때 거세게 불었던 도시인들의 전원주택 바람도 많이 식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도심 아파트와 주식이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끌면서 전원주택지 등 토지를 찾는 도시민들이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고 한다.
전원생활을 로망으로 여긴 세대들이 농촌 지역을 외면하는 주된 이유는 생활 편의시설 부족일 것이다. 놀고 즐길 거리 등 문화·체육시설 부족도 전원생활의 기피 요인이다.
문화·체육시설은 농촌 지역 주민들의 생활 편의뿐만 아니라 머무는 관광객 유치에도 도움 된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등 자연환경만으로는 부족하다. 전국의 지자체들이 이를 고려해 특색 있는 인프라 조성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충청북도 옥천군이 올해 추진하고 있는 '청산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복합화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옥천군은 근린생활형 국민체육센터, 작은 목욕탕, 공공도서관 등을 청산면에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3월까지 주민 의견을 수렴해 컨설팅, 토지 매입 절차를 거쳐 4, 5월쯤 국무조정실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 사업은 문화·체육 시설의 사각지대에 놓인 옥천군 청산·청성면과 보은군 마로면, 영동군 용산면 등 충북 남부 지역 3개 군, 4개 면 지역의 주민들이 혜택을 공유하는 '소도시'로 만들자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다. 이들 4개 면은 차로 5~10분 거리에 포함돼 있어 주민들이 공동으로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위, 아래로 마로면, 용산면과 맞닿은 청산면 인구는 1992년 6천200여 명이었지만 지금은 3천 명으로 반 토막 난 상태다. 청성면, 마로면, 용산면도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 등에 따른 인구 감소로 지역 소멸 위기에 봉착한 것은 마찬가지다. 이들 지역은 수변구역, 상수원보호구역, 특별대책지역 등 각종 환경 규제까지 받고 있다.
옥천군은 이런 상황을 고려, 주민의 건강한 삶을 도모하고 지역 균형발전을 꾀하는 차원에서 청산 생활 SOC 복합화 사업을 구상했다. 옥천군은 체육관과 목욕탕, 도서관 등이 읍 지역에 집중된 점을 주목하고 소외된 면 지역의 주민을 위한 시설 조성에 나선 것이다.
이 사업 안에 따르면 국민체육센터는 배구, 배드민턴, 농구 경기가 가능한 체육관과 다목적실, 편의시설로 구성된다. 작은 목욕탕도 들어선다. 4개 면의 지역 문화공동체 형성을 위한 공공도서관도 짓는다. 공공도서관은 면 지역 학생들의 학습·여가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옥천군과 비슷한 실정에 놓인 면 지역은 전국에 넘쳐난다. 경상북도에도 문화·체육 시설이 없는 면 지역이 숱한 만큼 경북도와 시·군 지자체들이 옥천군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성이 있다.
청도군은 금천면을 중심으로 인접한 매전, 운문면 등 3개 면 주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문화·체육 복합 시설을 구상하면 좋을 것 같다. 매전면 소재지인 동곡리에는 폐교된 동곡초등학교 부지가 있다. 경산시는 자인, 남산, 용성 등 3개 면을 아우르는 문화·체육복합시설을 검토할 만하다.
지자체의 농촌 살리기가 문화·체육 인프라 구축에서 시작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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