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앞바다서 전복 거룡호 실종자 1명 40시간만에 구조

입력 2021-02-21 17:50:43 수정 2021-02-22 00:13:46

구조된 기관장 회복 중…'구조 1·사망 1·실종 4명'
"큰 파도 두 번에 배 전복돼"

21일 오전 경주 앞바다에서 전복된 거룡호 선내에서 기관장 유모(56) 씨가 발견돼 헬기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포항해양경찰서 제공.
21일 오전 경주 앞바다에서 전복된 거룡호 선내에서 기관장 유모(56) 씨가 발견돼 헬기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포항해양경찰서 제공.

경북 경주 앞바다에서 어선 전복사고로 실종된 승선원 6명 중 2명이 수색 당국에 발견돼 1명은 목숨을 건졌지만, 다른 1명은 숨졌다. 당국은 기상 악조건에도 나머지 실종자를 찾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1일 포항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3분쯤 사고 선박인 홍게잡이 어선 거룡호(9.77t·구룡포 선적)의 선내 수색작업을 진행한 해양경찰 잠수사가 어선 뒤편 어창에서 기관장 유모(56) 씨를 발견했다. 사고 신고가 접수된 지 40여 시간 만이다.

당시 유 씨는 의식은 있었지만 의사소통은 불가능했고, 저체온증 등을 호소하는 상태였다.

유 씨는 현재 포항지역 종합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회복 중에 있으며, 어느 정도 대화가 가능한 수준까지 기력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해경은 유 씨에게 사고 당시 상황과 다른 실종자를 찾는데 단서가 될만한 진술을 확보하고자 애쓰고 있다.

유 씨는 "기상 불량으로 입항하려던 중 기관실에 해수가 유입돼 기관이 정지됐다. 외국인 선원들에게 구명조끼 착용을 지시하고 빠져나가는 것을 본 뒤 나가려 했지만 배가 급격히 기울면서 갇혀 어창 쪽으로 몸을 피했다"며 "큰 파도가 두 번 치면서 배가 전복됐다"고 해경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시간 전인 오전 9시 20분쯤에는 베트남 선원(37)도 거룡호 인근 바다에서 발견됐다.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있었지만, 의식과 맥박은 없었다. 이 선원은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포항해경과 해·공군 등 수색 당국은 어선 안팎에 실종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색 계획을 짜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다 실종자들이 바다에 표류할 경유 예상되는 경로를 분석(해류 예측 시스템)해 수색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사고 해역에 풍랑주의보가 발효 중인 등 날씨가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이 해역에는 지난 19일 오후 5시부터 풍랑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한편, 거룡호는 지난 19일 오후 6시 46분쯤 경주 감포항 앞바다 동쪽 42㎞ 떨어진 해상에서 '침수되고 있다'는 선장의 신고를 끝으로 연락이 끊겼다. 수색 당국은 3시간 걸려 현장에 도착, 실종자 6명(한국인 2명, 베트남 3명, 중국 교포 1명)을 찾는데 힘을 쏟았지만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수색 이틀 동안 별다른 구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지난 20일 오전 11시 3분쯤에는 해양경찰 항공구조사가 전복 선박 내 선원 생존 여부를 확인하고자 투입돼 선체를 두드려 생존 반응을 확인하는 타격 시험도 실시했으나 당시에는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았다.

포항해경은 거룡호가 바다로 가라앉을 것을 우려해 이날 오후 4시 36분쯤 리프트백(공기주머니) 2개를 선박에 설치했다.

21일 오전 7시 기준 수색에 동원된 장비는 함선 81척(해경 63척, 해군 7척, 관공선 7척, 민간선박 4척)과 헬기 등 항공 수색 19대(해경 11대, 군·소방 8대) 등이며, 수중 수색에 잠수사 등 25명이 투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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